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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죽음은 우주 질서의 여러 부품 가운데 하나다.

프랑스의 문필가 몽테뉴(1533∼1592)의 ‘수상록’에 적힌 글귀다.

“어찌해 그대들은 뒤로 물러서는가? 아무에게도 도망칠 구멍은 없지 않은가. 그대들은 많은 사람이 죽음으로써 불행에서 벗어나 행복을 누리게 된 것을 목격했을 것이다. 그런데 죽어서 손해 본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모든 나날은 죽음으로 달음질친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거기에 도달할 것이다. 이게 대자연의 훌륭한 교훈이다.”

평소 죽음을 잊지 말고, 죽음과 친하게 지내자던 몽테뉴는 생의 후반에 이르러 죽음과 고통 따위는 자연에 맡기고 쓸데없는 걱정일랑 하지 않는 편이 낫다며 자연회귀를 선언했다. 자연은 삼라만상 속에서 얼마나 놀라운 율동과 조화의 기적을 이뤄내고 있는가! 자연 안에 고통이 있으면 치유가 있고, 죽음이 있으면 새로운 탄생이 있다. 모든 것은 돌고 돌며 끝없는 원을 그리며 이어진다. 그는 담석증으로 심한 고통을 받으며 고통은 발작의 때가 지나면 자연히 수그러든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잠자코 기다리기만 하면 되니 ‘자연에 맡기라’고 충고한다. 그의 말은 계속된다. “자연은 우리에게 말한다. 당신이 이 세상에 들어온 것 같이 이 세상에서 빠져나가라. 당신이 생각도, 두려움도 없이 죽음에서 삶으로 건너온 것과 동일하게 이번에는 삶에서 죽음으로 건너가라. 당신의 죽음은 우주 질서의 여러 부품(部品) 가운데 하나다. 이 세상 생명의 한 부품이다.” 나는 여기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이 떠올랐다.

“죽음은 오히려 자연의 번영을 향한 공헌의 과정일지니 그저 자연의 부품으로 돌아가면 된다”는 그의 말씀이 또한 나를 위로하고 지극히 담담하게 한다. ‘나는 자연의 부품이다.’ 이로써 안심입명과 자연회귀를 스스로 다짐할 수 있었다.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