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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우 논설고문

전기자동차는 친환경적인가. 겉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CO2)를 뿜어내는 환경오염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전기자동차의 동력원은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다. 발전소는 석탄·석유·천연가스 등을 태워 전기를 생산한다. 당장 우리나라만 봐도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원자력 발전의 비중은 20%에 불과하다. 전기자동차가 무공해가 아니라 공해를 도시에서, 발전소가 있는 지방으로 옮기는 것뿐이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다. 요즘 전기자동차 메이커인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자동차 판매 세계 1위인 폭스바겐을 넘어섰다고 자랑이다. 그러나 테슬라가 전기자동차 메이커인 한 그 미래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반면 신재생 에너지 가운데 비용 면에서 경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수소는 환경오염에서 완벽하게 자유롭다. 글로벌 시장의 시각도 전기차에서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쪽으로 옮겨가는 조짐을 보인다. 미국의 수소트럭 업체인 ‘니콜라’가 상장 첫날 시가총액 122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2년 전 1억 달러를 투자했던 국내의 한화그룹이 대박을 터뜨렸다는 며칠 전 뉴스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 역시 수소경제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 에너지부와 수소 및 수소연료전지 기술개발에 관한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수소자동차도 일정한 단점이 있다. 수소를 태워 만든 전기로 모터를 작동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엔진(내연기관)들에 비해 출력 내지 차체 파워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엔진은 액셀을 밟을 경우 높은 출력을 내는 반면, 모터는 회전수가 늘어나면 구동력이 떨어지는 특성이 있어 출력을 높일 수가 없다. 따라서 승용차나 버스 등에는 별문제가 없으나 대형 화물차나 각종 건설 중장비 등으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국, 파워 면에서 엔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 같은 점에 착안해 최근 들어서는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수소를 태워 내연기관을 구동시키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관련 특허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 분야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일본의 스타트업 기업인 ‘아이라보(iLabo)’는 아예 ‘내연기관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모토를 간판으로 내걸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