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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현(35)·김나란(여·32) 부부

저(나란)와 남편은 가수와 팬으로 처음 만났습니다. 인디 밴드를 좋아하던 저는 그중 ‘안녕바다’라는 그룹을 특히 좋아했습니다. 친구와 카페에 갔는데 마침 안녕바다의 ‘별빛이 내린다’라는 곡이 흘러나왔습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다 친구에게 “안녕바다 노래 너무 좋다”고 말했죠. 그 말을 들은 친구가 “친한 형이 그 그룹 멤버였는데 한번 만나보겠냐”고 제안했습니다.

남편을 만나는 자리에 나갈 때, ‘남자친구를 소개받는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좋아하는 가수를 만나러 가는 팬의 마음이었죠. 그런데 남편은 처음부터 저를 팬이 아닌 여자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친구가 남편에게 보내 준 제 사진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면서요. 첫 만남 자리에서는 자연스럽게 음악 얘기를 나눴습니다. 이어폰을 나눠 꽂은 채 서로 좋아하는 노래를 공유하기도 했어요. 예상대로 음악적 취향이 굉장히 잘 맞았죠. 그 순간 저도 남편에게 이성적인 느낌으로 끌리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음악을 듣다 사랑에 빠진 거죠. 연애부터 결혼까지 과정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습니다. 3번의 만남 후 연애를 시작했고, 3개월 교제 후 결혼했습니다.

지난 3월 27일, 혼인신고를 했지만 결혼식은 아직 올리지 못했습니다. 3월 28일로 예정돼 있던 결혼식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7월 4일로 미뤄졌기 때문입니다. 물론 신혼여행도 물거품이 됐죠. 대신 저희 부부는 여행비용 300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자영업자라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안에 흔쾌히 동의해 준 남편에게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남편과 함께 소소한 선행을 베풀며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