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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대변인 통해 밝혀
보건연구원·감염병연구소
복지부 이관방안 수정 지시

문재인(얼굴) 대통령은 질병관리본부 소속 기관인 국립보건연구원과 감염병연구센터가 확대 개편되는 감염병연구소를 보건복지부 산하로 이관하는 방안에 대하여 이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강민석 대변인이 5일 밝혔다. 감염병 대응 강화를 위해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조직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국립보건연구원 등이 복지부로 이관되며 오히려 감염병 대응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문제 제기에 문 대통령이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에 따라 국립보건연구원과 감염병연구소는 확대되는 질병관리청 산하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질병관리본부가 감염병 국면에서 독립적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일 조직개편안을 통해 질본을 청으로 승격해 인사 및 예산에 관한 독립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핵심 연구 기능을 담당했던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 산하로 이관하기로 하면서 ‘알맹이 빠진 승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질본의 청 승격 과정에서 인원은 907명에서 746명으로, 예산은 8171억 원에서 6689억 원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은 “전문성과 독립성, 감염병 대응능력 향상을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관계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이 같은 조직개편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기석 전 질병관리본부장(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은 “미국처럼 가려면 CDC·NIH와 같은 위상을 두 기관이 갖고 있어야 하는데, 권한도 기능 범위도 달라 그와 같은 이야기는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는 등 비판이 사그라들지 않았다.

초대 질병관리청장으로 거론됐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질병관리청에도 연구 기능이 필요하다. 연구 조직과 인력을 확대하겠다. (정부조직법 담당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말을 둘러 했지만,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로 넘기는 방안에 대해 분명하게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복지부 등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전문가들의 지적에 손을 들어줌에 따라 국회 제출된 정부조직법 개편안의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병기·최재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