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김선규 기자

김종인“반대위한 반대 않을 것
국가혁신 도움되는 예산 협력”
기본소득 논의 공식화한데이어
전국민 고용보험 ‘의제화’ 거론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반대를 위한 반대는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추진하는 핵심 정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야당이 ‘발목만 잡는 정당’으로 비치는 걸 고치지 않고서는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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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국가 발전과 국민 안녕을 위한 일이라면 여당과 협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큰 차원에서 국가 혁신과 국가 발전에 도움되는 예산에는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그는 여권이 주장하는 ‘디지털 뉴딜’과 관련해 “성공적인 정책을 위해 입법에 협력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꺼내 든 ‘전 국민 고용보험’에 대해서도 “앞으로 플랫폼 노동자들이 늘어날 것이므로 이들의 처우 개선 및 4대 보험 문제를 의제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해선 “국민에게 과도한 공포감을 조성해서 경제 자체가 죽을 수 있다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생존 문제를 거론한 뒤 “경제는 심리다. 이제는 경제가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문재인 정부에 비판 일변도였던 당 기조와는 차이가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서도 “국회가 정상적으로 잘 작동해서, 이 사태를 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 노력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4·15 총선 패인으로 지목된 ‘발목 잡는 야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논의를 공식화했다. 그는 연일 ‘정부보다 먼저 민생을 살리겠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당도 사회복지와 안전망 등 진보적 의제를 과감히 채택해 중도 보수로의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예방해 “이념이 사라진 지 오래인데 이념적으로 좌다, 우다, 진보다, 보수다 그런 논쟁 자체가 국민 상황과 관련이 없다”며 “정책 경쟁을 해야 국민 생활이 나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의당이 여당 편만 들지 말고 야당 협력을 위해 열심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심 대표는 “통합당이 불평등 해소를 위해 나서면 좋은 파트너가 되겠다”며 “여당도 긴장하고 진보 정당은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화답했다.

통합당은 전략기획회의부총장에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의원, 조직부총장에 함경우 고양을 당협위원장을 각각 선임했다. 대변인으로는 인천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배준영(인천 중·강화·옹진) 의원을 추가로 인선했다.

김윤희·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