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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 조직 내부가 융화되지 못한 채 갈등하고 반목하는 일이 잇따라 감지되고 있다. 직원 성폭행 사건에 대한 행정국의 ‘늑장 후속 대처’ 비판이 수그러들기도 전에 이번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주무 부서인 시민건강국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확진자 치료와 관리, 방역 업무 수행에도 벅찬 와중에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서울시공무원노조는 2일 “구성원을 조직의 동반자로 보지 않고 자신의 지시를 따르는 존재로 인식하면서 오로지 윗사람의 지시에 맹종하는 데에 문제가 있다”며 시민건강국의 문제를 에둘러 지적했다. 코로나19 대응으로 정신이 없던 5월 시민건강국 팀장급 간부 2명이 돌연 사표를 내자, 이를 평소 업무 스트레스 때문으로 여긴 직원들의 분노가 커져 노조의 공식 논평으로 이어진 것이다.

사실 시민건강국의 이런 문제는 외부 인재 수혈을 통해 행정의 전문성을 키우려는 박원순 시장의 의도를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하지 못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시민건강국에선 2018년에도 성과 연봉 지급을 위해 직원 평가를 하면서 근무평가 결과를 참고하지 않고 최하 등급인 C등급을 무조건 과별로 강제 배분, 노조위원장이 개방형 외부 공채 출신 국장에 공식 항의하는 일이 있었고, 현재까지도 “공무원을 하대하고 감정적으로 보복한다”는 평가를 받는 한 간부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시민건강국은 공무원들의 기피 부서로 전락한 지 오래다. 외부 영입 인사들이 조직에 대한 융화보다 자신의 입지와 성과를 우선하고 공무원들은 그런 움직임에 반발하며 움직이지 않는 난맥상이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 같은 문제가 외부 영입 인사가 많은 다른 부서로 확대돼 임기제 공무원과 일반 공무원 간 업무 능력과 자질을 비난하는 투서와 의혹을 제기하는 이메일이 난무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박 시장과 서울시 수뇌부가 이런 갈등과 반목을 해결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행정 성과 창출과 시민 삶의 질 개선은 요원하다.

노기섭 전국부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