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NC 에이스 구창모의 역동적인 투구 동작. NC 제공

릴리스포인트 높여 구위 상승
투구 보폭은 줄여 안정감 더해
돌직구에 포크볼 ‘언터처블’!

4연속 퀄리티스타트 3승 무패
방어율·다승·탈삼진 모두 1위
NC 선두 질주에 에이스 역할

NC의 에이스 구창모(23)가 투수 부문을 휩쓸고 있다. 구창모는 26일 홈인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7이닝을 1실점으로 막고 승수를 추가했다. 삼진은 7개를 낚았다. NC는 7-2로 이겨 올 시즌 가장 먼저 15승(3패) 고지를 밟았다. NC는 1992년 당시 빙그레(15승 1무 3패), 2000년 현대(15승 4패·이상 19경기)를 넘어 역대 최소 경기 만에 15승에 선착했다.

구창모는 올 시즌 4차례 등판, 모두 퀄리티스타트 피칭(6이닝 이상 투구, 3실점 이내)을 펼쳤다. 구창모의 평균자책점은 0.62로 1위. ‘짠돌이’인 셈. 다승(3승)과 승률(1.000), 그리고 탈삼진(32개) 공동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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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23게임에 등판, 처음으로 10승(7패)을 거둔 구창모는 올 시즌 더욱 강한 위력을 뽐내고 있다. 비결은 투구폼. 릴리스포인트를 높였다. 지난해 구창모의 직구 릴리스포인트는 172㎝였지만, 올해는 180㎝다. 포크볼과 슬라이더, 커브 등도 지난해보다 8㎝ 정도 릴리스포인트가 높다. 릴리스포인트가 높을수록 투구에 힘이 실려 스피드가 향상된다. 또한 투수의 손에서 나온 공이 포수 미트를 향해 날아오는 궤적의 각도는 넓어진다.

구창모는 투구할 때 앞쪽으로 오른발을 내딛는 스트라이드를 좁혔다. 투구 판과 내딛는 발의 폭이 종전엔 193㎝였지만 189㎝로 줄였다. ‘보폭’이 줄어들면서 투구자세는 안정을 찾았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11시 방향으로 발을 내디뎠지만, 올해는 12시, 정면으로 수정했다. 11시 방향으로 내딛게 되면 허리에 무리가 따른다. 구창모는 2016년 데뷔 이후 허리 부상에 시달렸지만, 올해 투구폼을 수정한 뒤 통증을 잊고 지낸다. 지난해엔 개막 직전 복사근, 시즌 막판엔 허리 피로골절로 쓰러졌다.

허리 통증에서 해방된 덕분에 구창모는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킨다. 구창모는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018시즌 133이닝이 개인 한 시즌 최다. 지난해엔 107이닝을 던졌다. 구창모가 지난해 선발 등판한 19경기 중 6이닝 이상을 책임진 건 47%인 9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 29이닝을 던져 이 부문 1위다. 경기당 평균 7이닝 이상을 던진 셈이다. 명품 포크볼도 시즌 초반 무결점 투구의 원동력으로 꼽힌다. 구창모는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에 커브, 슬라이더를 던진다. 여기에 체인지업을 곁들였지만, 올해는 포크볼을 애용한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공을 끼워 던지는 구창모의 포크볼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져 타자를 애먹인다.

구창모는 올 시즌 4경기에서 9이닝당 9.93삼진을 빼앗았고,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56개의 스윙을 유도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구창모가 선발진의 무게중심을 잡으면서 승산 있는 게임을 펼치게 됐다”면서 “구창모는 더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칭찬했다.

구창모의 몸은 가볍고 투구는 묵직하다. 구창모는 “키움은 거침이 없고 가장 까다로운 팀이지만 공격적으로 타자와 승부했다”면서 “올해 목표는 부상 없이 최대한 많이 던지는 것이고, 팀 창단 이후 첫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창원=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