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하재주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이 원자력연구원 ‘원자력체험관’ 내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모형 옆에서 정부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하 前원장은…

하재주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뼛속까지 원자력 전문가로, 특히 연구원 재직 시절 온갖 ‘최초’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하 전 원장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에 입사,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 그러나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욕심이 사라지지 않았다. 1985년 유학을 떠나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1992년 귀국하면서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들어갔다. 이후 그는 최연소 부장·본부장 타이틀을 도맡아 차지했다.

하 전 원장은 2007년 초대 원자력안전연구본부장 시절 네덜란드에 연구용 원자로 수출을 추진했다. 뚝심을 갖고 40명이 1년 반 동안 밤에 모여 설계를 했고, 가격을 너무 비싸게 책정하는 바람에 2등에 그쳤지만 설계만큼은 우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1월, 하 전 원장은 원자력기초과학연구본부장 직함을 달고 요르단에 원자로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의 원자력시스템 일괄수출이었다. 이 성과로 그는 과학기술훈장 웅비장을 받았고, 한국공학한림원에서 선정한 ‘대한민국 100대 기술과 주역’에도 뽑혔다. 원자력체험관에 모형이 전시돼 있는 스마트 원자로는 하 전 원장이 신형원자로개발연구소장일 때 개발됐다. 소형 원자로를 일체형으로 만든 건 세계 최초였다.

―원자로 수출 과정에서 잊지 못할 기억도 많을 것 같은데요.

“네덜란드 수주에 도전할 때는 돈키호테, 봉이 김선달 등 별별 소리를 다 들었죠. 요르단 수출을 추진할 때는 휴대전화 배경화면에 거북선 사진을 깔아놓고 다녔습니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선박 2척을 수주한 게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시작이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자금을 빌리려고 영국 조선사에 추천장을 받으러 가서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보여주고는, ‘우리가 수백 년 전에 이걸 만든 국민’이라고 설득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잖아요. 저도 그런 의지력과 추진력을 본받아 반드시 해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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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경남 진주 출생 △서울 중앙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오하이오주립대 석·박사 △한국중공업 근무 △원자력안전전문위원회 계통분과 위원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겸임교수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안전연구본부장·원자력기초과학연구본부장·연구로이용개발본부장·신형원자로개발연구소장 △한국원자력연구원장 △OECD NEA 원자력개발국장 △원자력국제협력재단 이사장 △한국원자력학회 수석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