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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된 TV 시리즈 ‘설국열차’. 넷플릭스 제공
- 넷플릭스 통해 전세계 공개
BBC “서스펜스·몰입감 넘쳐”
英가디언 “봉감독 영화와 달라”
“당신이 봉준호의 오리지널을 보지 않았다면 그리 나쁘지는 않다.”
미국 TV 드라마 시리즈 ‘설국열차’가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드라마 ‘설국열차’는 2013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동명 영화와 이 영화의 원작이었던 프랑스 그래픽 노블을 바탕으로 재창작된 작품이다. 총 10회 중 우선 1, 2회가 미국 케이블 채널 TNT에서 지난 17일 먼저 방영됐고, 이날 드디어 전 세계에 선을 보였다.
17일 공개 후 엇갈리는 평가가 나왔듯이 드라마 ‘설국열차’는 사실상 영화와는 차이점이 많았다. 얼어붙은 지구에서 마지막 인류를 태우고 끝없이 질주하는 열차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테마는 같았다. 헐벗고 굶주린 꼬리 칸의 사람들이 부유한 1등 칸의 차별과 통제에 못 이겨 반란을 도모한다는 기둥 줄거리가 비슷했다. 그러나 그걸 풀어가는 방식은 전혀 달랐다.
봉 감독의 영화가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에 발을 디딘 채 자본주의와 계급 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했다면, TV 시리즈는 미국 드라마가 선호하는 전형적인 미스터리 수사극 장르 안에서 흥미와 오락에 초점을 맞췄다.
TV 시리즈엔 목숨을 걸고 한 칸 한 칸 앞으로 나아가는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도, 이들과 맞서는 기이한 외모의 메이슨(틸다 스윈튼)도 없었다. 꼬리 칸의 레이턴(다비드 디그스)이 전직 형사였다는 이유로, 앞 칸의 관리자 멜라니(제니퍼 코넬리)에게 호출돼 3등 칸에서 벌어진 의문의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내용이었다. 물론 레이턴은 꼬리 칸의 반란을 준비하고 있지만 꽤 뜸을 들였다. 아무래도 러닝타임 125분의 영화를 약 500분(50분짜리 10개의 에피소드)으로 늘리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같았다.
영국의 가디언과 텔레그래프는 별점 5점 만점에 3점을 줬으나 평가는 다소 냉소적이었다. 가디언은 “자본주의 체제하 인간 삶에 대해 우화적으로 그렸던 영화에 비해 이번 TV 시리즈는 이런 것은 건너뛰고,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범죄 수사물로 만들었다”면서 “마치 ‘로 앤 오더(Law & Order)’의 스팀펑크(Steampunk·증기기관 판타지) 버전, ‘CSI: 웨이스트랜드(Wastelands)’, ‘NYPD 부르르’로 보인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도 “이 시리즈를 잘 즐기기 위해서는 봉 감독의 영화를 보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자체의 맥락과 타당성만 본다면 세련된 탐정 드라마”라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도 “계급 분열의 상징은 잘 표현됐지만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할 만큼 설득력이 있지는 않다”고 리뷰했다.
반면, BBC는 “서스펜스와 몰입감 넘치는 결과물”이라고 호평했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도 “시의적절하고 신선하며 직설적인 선언이 나온다”고 평했다. 이 드라마는 향후 매주 월요일에 1편씩 추가 공개될 예정이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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