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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극단적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통상 이러한 변동성 확대는 투자자들이 갖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엇갈릴 때 발생된다.

주식을 매도하는 투자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실물경기 침체와 저금리로 누적된 부채 리스크를 우려할 것이다. 반면, 매수하는 투자자는 전염병이 주는 실물 충격은 일시적이고 이로 인한 통화·재정정책이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어떤 전략이 맞을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금융시장의 역사적 변동성 확대 국면은 대부분 큰 부를 창출할 기회였다. 필자는 코로나19 확산 기간에 발생한 메가 트렌드 변화와 금융시장 환경의 변화에서 생각해볼 세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우선 금융시장 관점에서 (1)통화가치의 급격한 절하가 예상된다. 실물경제에서는 (2)비대면·온라인으로 대변되는 언택트 비즈니스의 확장이 예상된다.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에서는 (3)5세대(G)로 대변되는 신(新)인프라 투자와 의료시스템 개선을 투자 아이디어로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로 통화가치의 급격한 절하는 결국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이번 코로나19의 충격은 경기 침체의 깊이 등이 과거 위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기에 이에 대한 정책 대응도 사상 초유의 수준으로 발표되고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는 무제한 양적완화(QE)를 천명했고 민간 부문의 회사채 등까지 매입하는 기구를 설립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각국의 재정투입을 늘릴 수 있는 재정적자 한도를 완화해 주는 등 2008년 금융위기를 뛰어넘는 수준의 유동성 공급 정책을 펴고 있다. 각국 정부 역시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5∼10% 수준의 슈퍼 경기부양책을 제시하며 경기 하강 리스크를 적극 방어하고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주식과 원자재 투자가 유망할 것이다.

두 번째로 언택트 비즈니스의 확장은 향후 글로벌 산업 측면에서의 메가 트렌드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코로나19는 근로문화, 소비패턴, 생활방식 등 기존의 인류가 영위했던 삶의 방식을 급격히 바꾸어 놓고 있다. 변화에 보수적인 유럽과 일본에서조차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식자재 구매가 가파르게 늘고, 상당수 기업이 재택근무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각국의 휴교령과 의료시스템의 과부하는 온라인 교육 시스템과 원격진료 시스템의 도입을 앞당기고 있다. 향후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경제시스템의 온라인화를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러한 트렌드에서 온라인 기반 플랫폼 기업들과 데이터 산업의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는 반도체 기업들의 중장기 수혜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각국의 재정정책에서 찾는 투자아이디어로 5G 투자와 의료시스템 개선의 수혜 섹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에서 언급한 언택트 비즈니스의 확대 국면에서 유럽과 미국의 경우 데이터 트래픽 처리 인프라의 부족현상을 겪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영상서비스 품질 다운그레이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주요 선진국들의 인터넷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상태다. 먼저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국이 신 인프라 투자의 핵심으로 5G망 구축을 선택했듯이 유럽과 미국 역시 대규모 재정을 통신 인프라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시스템의 개선 역시 중요한 투자 아이디어다. 각국은 향후 또 다른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막기 위해 의료시스템의 접근성 개선에 힘을 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방위적인 의료비용 절감이 선행돼야 한다. 글로벌 신약 가격 하락과 각국 의료 재정절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의 중장기 수혜가 기대된다.

박경희 삼성증권

SNI 전략 담당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