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2016년 일반인 사격 선수로 활동한 천안여중 사격부 코치 김미애 교사가 충남 천안시 천안여고 사격장에서 연습하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김 교사의 제자인 천안여중 임다인 양이 학교 사격장에서 훈련하는 모습. 김미애 교사·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 천안 천안여중 김미애 교사

코로나 탓 동영상으로 훈련
사격장서 만날 날만 손꼽아

10m공기소총 후학 양성 꿈
“아이들 열정 많고 목표 뚜렷
좋은 성적 꼭 명중시킬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생들을 직접 만나지 못하는 게 제일 아쉬워요.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돼 학교 선수들과 사격장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올해 천안여중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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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천안여자중학교의 김미애(29·사진) 교사는 올해 3월 처음 부임한 ‘신참’이다. 천안여중 출신으로 ‘10ｍ 공기소총’ 국가대표와 실업팀 활동을 거쳐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됐다. 후학 양성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모교로 돌아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아직 학생들과 훈련장에서 인사를 못 나눴다. 김 교사는 “사격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스포츠입니다. 사격장에 나오지 못하는 선수들은 집에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집중력을 기를 수 있도록 훈련을 많이 시키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동영상으로 훈련일지를 보내면, 제가 꼼꼼히 피드백을 해주고 있죠”라고 말했다.

김 교사가 부임한 천안여중은 사격으로 유명하다. 이 학교 사격부는 전국사격대회에서 매년 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7월 제14회 대통령경호처장기 전국사격대회에선 단체 1위라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천안여중 사격부의 강점은 어디서 나올까? 학교의 체계적인 지원과 전문적인 훈련 등 여러 가지 강점이 복합돼 있지만 학교 코치진이 우수한 선수를 발굴하는 안목이 뛰어나다는 점이 가장 특별하다.

천안여중 사격부 임다인(여·15) 선수도 그랬다. 임 선수는 10대 청소년이 감당하기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 놓여있었다. 임 선수의 부모님은 4년 전 이혼했고, 아버지의 폭력으로 엄마는 시신경이 손상된 상태로 우울증에 시달렸다. 임 선수 또한 정신적 충격으로 우울증을 앓았고, 무직인 엄마와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2명의 동생과 함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임 선수는 시력이 2.0에다 집중력과 끈기가 뛰어났다. 천안여중의 전 사격부 코치인 이하림 교사는 임 선수를 대번에 알아보고 선수로 발탁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격훈련에 성실하게 임한 임 선수는 우울증이 완화되었고 손과 발에 있던 사마귀도 완치되었다. 김 교사도 임 선수의 재능을 부임하기 전부터 알아봤다고 했다. 그는 “이하림 코치님은 제 사격 스승님이기도 해 선생님을 뵈러 지난해 천안여중에 들렀다가 임다인 선수를 본 적이 있어요. 정말 침착하게 잘 쏘더라고요. 당시에도 눈에 띄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임 선수는 올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인재양성지원사업 ‘아이리더’로 선정됐고, 관련 후원금으로 생애 첫 개인 장비를 구입해 훈련에 매진할 수 있게 되었다. 김 교사는 “다인이는 목표의식이 강하고 집념 있게 훈련에 매진합니다. 제가 시키지 않아도 뭔가 더 하려는 모습이 정말 예뻐 보여요.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임 선수를 비롯해 천안여중 사격부 선수들의 꿈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그는 “천안여중 사격부 선수들은 굉장히 목표가 뚜렷하고 열정이 있습니다. 훌륭한 인재들인 만큼 선수들이 단체전뿐만 아니라 개인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제가 많이 노력할 겁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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