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덕수 명인이 사물놀이의 장구를 멘 모습.

김덕수의 가족이야기

―김 명인께서 워낙 바쁘셔서 두 아들을 부인(김리혜 씨) 혼자서 키웠다고 하던데요.

“(웃음) 정상적이지 못한 가장이지요. 저는 예술과 가정을 택하라면 예술을 택할 사람이니. 제 아내는 재일교포 2세인데, (어떤 사람인지)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그러나 그는 간단히 하지 않고 꽤 길게 말했다. 정상적이지 못한 가장의 미안함과 고마움이 어떤지 알 수 있었다.

“첫 만남은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일본 공연을 갔을 때였어요. 역시 중학생인 아내가 아버지 손을 잡고 보러 왔는데, 물론 그때는 그 사실을 몰랐고 나중에 알게 됐지요. 아내가 주오(中央)대 다닐 때 학생운동을 하고 가야금, 전통춤도 배웠다고 해요. 첫 번째 재일 교포 모국방문단으로 와서 ‘공간 사랑’에서 공연을 하는데 담당 PD가 저였습니다.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 꽂혀서, 내 임자가 저기 있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는 그때까지 “나 같은 광대가 뭐…”하는 마음으로 독신을 고집하고 있었으나, 첫눈에 반한 후 2년 만에 결혼했다.

“아내는 일본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일본 문화를 잘 압니다. 하이쿠(俳句)를 써서 상도 많이 받았지요. 결혼 후에 우리 승무와 살풀이춤을 정식으로 배워서 예능보유자가 됐어요. 지난 1월엔 일본 노가쿠 전용극장 ‘노가쿠도(能樂堂)’에서 하이쿠를 바탕으로 한 춤 하이마이(俳舞) 공연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이마이 원조가 된 것이지요. 한·일 문화 교류에 역할을 하고 있는데, 제가 거기서 음악 봉사를 합니다. 아내가 그걸 알아줄지 모르겠네요.(웃음)”

그의 첫아들(김용훈)은 힙합 음악을 한다. “저를 닮았는지 요즘 (음악으로) 아시아네트워크를 결합하는 일을 한다더군요. 배고픈 직업이지만, 자기 하고 싶은 거 하니까 좋습니다.”

둘째 아들(김동훈)은 미국 대학에서 금융을 공부한 후 국내 모바일 메신저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둘째 아들에게서 얻은 손주를 자랑하는 그의 얼굴에 웃음이 환하게 퍼졌다. “녀석이 돌 무렵부터 장구를 두드려요, 허허!”

장재선 문화부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