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서해훈련보도’
北반발에 靑에 질책받아
“지나친 北눈치보기” 지적

향후 우리 군이 통상 군사훈련이라 하더라도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민감한 자료의 언론 제공과 관련, 청와대와 ‘사전 협의’를 강화키로 했다. 이는 지난 7일 국방일보의 서북도서 공·해 합동 방어훈련 보도 다음 날인 8일 북한이 훈련을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며 비난한 직후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합참), 육·해·공군 홍보 관련자들을 불러 ‘경위 조사’를 벌인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의 정상적인 연례 훈련도 보도가 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나친 ‘대북 눈치 보기’와 청와대의 국방부 간섭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15일 문화일보가 단독 입수한 국방부 정책실의 ‘서북지역 공·해 합동 방어훈련 보도경위’ 자료에 따르면 군의 언론 홍보개선 방안과 관련, “주요 (안보) 민감 사안 홍보 시 BH(청와대) 및 관계부처 사전 협의 강화”라고 명시했다. 북한을 자극하는 자료의 언론 보도를 앞으로 청와대에서 사실상 ‘사전 통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보고서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개선 방안과 관련해 “훈련 규모·시기·성격 등에 따른 홍보 여부 및 방식에 대한 검토를 강화하겠다”며 “전략소통(SC) 회의 및 정책홍보계획 토의 시 합참 및 국방부 훈련담당이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앞서 지난 8일 청와대 국가안보실 경위 조사에는 정석환(예비역 공군 소장) 국방부 정책실장,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을 비롯해 육·해·공군 공보정훈실장, 합참 공보실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은 “김유근(예비역 육군 중장) 국가안보실 1차장 등 복수의 안보실 관계자가 보도 경위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