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협상 참가 최고위당국자
“피해 당사자에 내용 알리기 위함”

지난 2015년 12월 28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도출에 직접 참여했던 전직 외교부 최고위 당국자는 11일 “민감했던 협상의 보안을 지키는 것도 중요했지만, 피해 당사자들에게 협상 내용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당시 담당 국장이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현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때 10억 엔이 일본에서 들어오는 걸 윤 대표만 알고 있었다”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을 뒷받침한다.

이 전직 최고위 당국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전에 윤 대표에게 결과를 설명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합의 결과를 언론에도 이야기하기 전에 윤 대표에게 먼저 이야기한 것은 외교부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제스처이고 (피해자들에게도) 도리를 한 것”이라면서 “외교부 바깥에 결과를 알려주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음에도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위험감수)을 하면서까지 결과를 알려준 것으로, 나름대로 외교부가 결심을 한 것”이라고 했다. 외교부 입장에서는 정부 밖 조직에 협상 과정을 알렸다가 자칫 악의적으로 유출될 수 있다는 위험성까지 사전에 감수를 했다는 것이다.

이 전직 최고위 당국자는 “현재 논란의 본질은 피해자 단체 측이 사전에 외교부로부터 설명을 들었느냐가 아니냐”면서 “그런 점에서 아마도 당시 외교부 협상 라인에 있었거나, 간접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들을 수 있었던 위치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같은 기억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시민당은 “윤 대표에게 사전에 협상 결과를 설명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조태용 미래한국당 대변인의 입장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반박한 상태다. 이 전직 최고위 당국자는 “분명한 건 담당 국장이 윤 대표와 단체 측에 설명을 했다는 것”이라며 “조 대변인의 말이 사실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