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육군 GP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문가 “안개 짙고 거리 멀어
오발로 인한 탄착군은 불가능”

북한군이 지난 3일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발사한 고사총(14.5㎜ 기관총) 4발은 GP 우측에 탄착군을 형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군사 전문가들은 사격을 한 북한군 5군단 소속 GP와 우리군 GP 거리가 1.5㎞인데다, 당시 안개로 시계 불량 상태였던 것을 감안할 때 사격에 숙달된 북한 특작(특수작전)부대 투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DMZ 투입이 금지된 고사총 사용 자체가 정전협정 위반인데다가, 우리군의 대응사격이 20분 정도나 걸린 것으로 알려져 부실대응 논란도 일고 있다.

군 관계자는 6일 “3사단 GP 피탄(被彈) 흔적 4발은 북쪽에서 볼 때 GP 오른쪽에 탄착 흔적이 몰려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적어도 4발 이상의 고사총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열영상감시장비(TOD)와 CCTV 등 감시장비를 통해 북한군의 발사 숫자 등을 분석 중이다. 이와 관련, 양욱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는 “14.5㎜ 기관총으로 1.5∼1.9㎞ 이격된 거리에서 아군 GP에 4발의 탄착군을 형성할 정도의 사격 수준이라면, 고사포부대원 또는 숙련된 사격 실력의 특작부대원이라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당시 안개가 짙어 가시거리가 1㎞ 정도 되는 상황에서 GP 건물은 손바닥 크기보다 작고 희미하게 보인다”며 “GP 우측 탄착군 형성이 사실일 경우, 평상시 GP에 투입되는 민경부대원 사격수준으로는 어림도 없으며, 기관총 오발로 인한 탄착군 형성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특별조사팀이 사고 GP에서 현장조사를 벌이는 가운데 북한은 6일 오전 현재까지 우리 측이 보낸 전화통지문에 묵묵부답이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아군 GP에서 북한군 총성을 들은 뒤 GP 외벽 총탄 흔적을 확인하고 K6 중기관총으로 30∼40여 발의 대응사격 및 경고방송을 하는 데 20분 정도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DMZ 유사 GP 총격 사건 때 대응사격 시간이 5∼10분 걸리는 것과 차이가 있다. 북한군이 쏜 고사총은 DMZ 투입이 금지된 중화기로 정전협정 위반이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