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국 구매행동변화 분석

韓 54%로 매장방문 빈도 줄어
소비자의 45%가“코로나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의 온라인쇼핑 이용률이 급증하면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온라인쇼핑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데이터 분석 및 솔루션 기업인 던험비는 27일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세계 19개국, 7677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코로나19-소비자 구매 행동 변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한국과 중국·홍콩·말레이시아·태국 등 아시아 5개국과 유럽 10개국(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영국·독일·노르웨이·폴란드·슬로바키아·헝가리·체코), 아메리카 4개국(미국·캐나다·멕시코·브라질)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한국의 온라인쇼핑 이용률은 54%로, 중국(61%)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평균 이용률(29%)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다. 미국(23%), 독일(20%), 영국(19%) 등 선진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온라인쇼핑 이용률을 보였다.

한국 소비자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매우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소비자의 45%가 ‘일상이나 쇼핑 시 코로나19 감염이 매우 우려된다’고 답해 조사 대상국 중 브라질·스페인·태국·홍콩에 이어 5번째로 높았다. 이런 심리적 요인이 온라인쇼핑 이용을 극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도 바뀌었다. 19개국 소비자들의 73%는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유통매장 방문 빈도가 줄었고, 65%는 방문하는 유통매장 수가 적어졌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9%가 쇼핑 시 비신선식품을, 42%는 비식료품을 사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한국의 사재기 현상이 적었던 이유에 대해 온라인쇼핑과 배달 시스템이 발달했고, 도시 간 봉쇄정책도 없어 자유롭게 식료품 및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한국 소비자들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온라인쇼핑과 배달 서비스를 더 많이 이용한다는 응답 비율이 각 65%, 61%에 달해 19개국 평균(30%, 28%)보다 크게 높았다. 권태영 던험비 코리아 대표는 “유통업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을 빠르게 파악하고,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이들이 이용하는 채널에 최적화된 새로운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