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마스크 벗은 文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마스크를 벗은 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20대 국회의 마지막 소임도, 21대 국회를 준비하는 마음가짐도 국난 극복에 힘을 모으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 ③ 反시장 정책

政·靑출신 당선인만 20여명
정태호 등 17명 소주성 추진
양원영·이소영, 탈원전 주도
박용진은 인터넷 은행 규제
“이대로 가면 기업 못버틸것”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며 21대 국회를 향한 경제계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압승함에 따라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부동산 정책 등 이미 경제계에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경제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에서 반(反)시장 정책을 추진했던 청와대·정부 출신 당선인과 의원들만 해도 20여 명에 달해 이들만 따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정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미증유의 경제위기가 올 것이라는 경고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현 경제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경우 어떤 단기 처방을 내놓더라도 가뜩이나 면역력이 떨어진 기업들이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친노동·반시장 의원만 수십 명”= 한 재계 관계자는 2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 당선자 180명 중 상당수가 반시장적인 입법 활동을 해왔거나 그런 활동이 예상되는 의원들”이라며 “특히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를 직접 추진했거나 이를 뒷받침한 인사만 따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도 있을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총선이 경제 정책 기조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계기가 돼야 하는데,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힘을 실어준 결과가 나와서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는 큰 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문재인 정부 초대 정책기획비서관을 지냈고 일자리수석을 지낸 정태호 서울관악을 당선인은 국회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적극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당선인과 함께 국회에 입성한 17명의 청와대 출신 인사들도 핵심적인 ‘정책 지킴이’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주도성장과 함께 보수 진영으로부터 가장 많은 비판을 받은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서는 양원영 전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비례대표), 이소영 변호사(경기 의왕·과천) 등이 적극적으로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출신 김주영·이수진 당선인은 친노동정책을 주도할 전망이다.

기존 의원들의 반시장 정책도 만만치 않다. 백화점·쇼핑몰 규제 등은 우원식·박홍근 의원 등 민주당 내 을지로위원회를 중심으로 대거 관련 법안들을 발의했다. 인터넷 은행 규제 등과 관련해서는 박용진 의원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시장경제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원도 적지 않았지만, 상당수 의원은 이번 총선에 불출마하거나 경선에서 탈락했다.

◇“정책 기조 전환 없이는 국난 극복 어려워”= 전문가들은 경제 정책의 전면적인 전환 없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난 극복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54조 원이 넘는다”며 “그렇게 적자를 내고도 2% 성장률에 그친 것은 사실상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실패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지금 10조 원 안팎의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논란인데, 이 정부 처음부터 대비를 했다면 10조 원은 문제도 안 될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실패한 정책을 반복하겠다는 것은 재정적자를 확대하겠다는 의미, 포퓰리즘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친기업과 반기업 정책 사이에서 경제 정책이 이뤄져야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대로면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거나 아예 망하는 등 경제 위기 극복의 싹이 아예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