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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전날인 14일까지 월성 1호기 원자력 발전소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독립성’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이전 정권의 적폐를 ‘파헤치는’ 데 열중했다는 평을 받은 감사원이 현 정권의 정책 실패에 대한 감사 발표를 뭉개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회가 청구한 감사원의 이번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1호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는 여러 면에서 ‘정도(正道)’에서 어긋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회법에 정한 시한(지난해 말)을 이미 넘긴 데다, 감사위원회가 3차례 회의를 통해서도 최종 감사결과를 승인하는 결정을 피한 것도 흔치 않은 일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 9일 감사 보고서를 부의했지만, 10일과 13일 감사위원회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14일인 오늘은 회의가 열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지난 2월 “과거 국회가 요구한 감사 사항과 비교하면 내용이 복잡하고 간단하지 않다”는 이유를 댔지만, 감사기한 연장과 감사위원회의 결론 보류는 총선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월성 1호기 폐쇄와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한 감사 결과를 총선 이후로 미루려는 의도가 명확하다는 게 야권의 인식이다. 한 미래통합당 관계자는 “‘탈원전’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와 직결돼 어떤 결론을 내든 정치적 해석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감사 사안에 대해 감사원이 지나치게 정권의 눈치를 본 사안”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감사원의 독립성을 사실상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대통령이 정부 요직에 감사원 출신을 중용하면서 청와대 권력과 감사원이 과거보다 더 밀접해지면서 감사원의 칼날도 무뎌진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았다. 당장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부터 감사원 출신이다. 김종호 감사원 사무총장도 문재인 정부의 첫 공직기강비서관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이준호 전 감사위원은 지난 3월 임기를 마쳐 7명 정원 중 6명이 남은 감사위원은 모두 문 대통령이 임명했다. 이들이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민병기 정치부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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