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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현대자동차가 공식 출시한 아반떼의 7세대 모델인 ‘올 뉴 아반떼’. 중형차 이상의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과 자연어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했다. 현대차 제공

1990년에 ‘엘란트라’첫 출시
글로벌 누적판매 1365만 대
6세대 이르러 판매량 감소세

각종 첨단기술 탑재한 7세대
사전계약 1만대 넘기며 부활

현대자동차는 지난 7일 ‘올 뉴 아반떼’를 공식 출시했다. 5년 만에 완전변경된 7세대 아반떼다. 소형 SUV 인기 속에 한때 국내 자동차 시장의 대세였던 준중형 승용차 판매는 매년 뚝뚝 감소하는 추세다. 준중형 세단의 대표 주자 아반떼 신모델이 침체에 빠진 준중형 세단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다. 1990년부터 30년을 이어 온 아반떼의 역사를 조명해봤다.

◇갈수록 위축 준중형 세단 시장= 1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팔린 준중형 세단은 총 11만9624대였다. 2018년 14만7370대에 비해 18.8%, 2010년 28만5203대와 비교하면 58.1%나 쪼그라들었다. 또 2010년 준중형 세단은 전체 승용차 판매 중 23.4%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비중이 9.2%까지 떨어졌다. 2011년 13만1106대, 2012년 11만1290대씩 팔렸던 아반떼도 지난해엔 6만2104대 판매에 그쳤다. 그런데도 준중형 세단 중에서는 여전히 아반떼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준중형 세단 르네상스는 아반떼 실적에 달려 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특히 아반떼는 1990년 1세대 출시 이후 올해 2월까지 전 세계에서 누적 판매 약 1365만 대를 기록한 저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올 뉴 아반떼가 지난달 25일 사전계약 첫날 1만58대 실적을 올리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연간 19만 대 판매기록 아반떼= 아반떼의 시작은 1990년 10월 출시된 ‘엘란트라’다. 현대차에 따르면 엘란트라는 국내 최초 준중형차로, 출시 이듬해인 1991년 세계에서 15만 대 팔렸다. 1993년엔 국내에서만 13만9927대 판매돼, 그해 전체 승용차 판매의 30.6%를 차지하며 최다 판매 차종에 올랐다. 준중형차로는 강력한 성능을 갖춰 1991년과 1992년 호주랠리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초기부터 브랜드 인지도를 확실히 쌓은 덕에, 이후 아반떼 모델들도 해외에서는 여전히 엘란트라로 팔리고 있다.

1995년 3월 엘란트라 2세대가 국내에 출시됐다. 이 신차는 이름을 ‘아반떼’로 바꿨다. 스페인어로 ‘전진·발전·앞으로’라는 뜻이다. 아반떼는 판매 첫날 3700대 계약 실적을 올려 당시 신기록을 세웠다. 특히 아반떼는 1996년 판매량 19만2109대, 시장 점유율 58.5%를 달성했다. 국내에서 단일 차종이 1년에 19만 대 이상 팔린 건 아직도 깨지지 않는 대기록이다.

◇‘리틀 그랜저’ 3세대, 해외서 인정받은 4세대= 2000년 4월 출시된 3세대 모델 XD로 아반떼는 준중형 절대 강자 지위를 굳혔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반떼 XD는 준중형 차급에서 점유율 60%를 꾸준히 넘겼다. 당시 국내 대형 세단의 대표 격이던 그랜저 XG와 닮은 디자인으로 ‘리틀 그랜저’라고도 불렸다. 이어 2006년 4월 부산모터쇼에서 4세대 모델 아반떼 HD가 공개됐다. 아반떼 HD는 1.6ℓ 감마 엔진, 2.0ℓ 베타Ⅱ 엔진 등 현대차 신형 엔진을 탑재했다. 1.6 모델은 2008년 엔진과 변속기 최적화를 통해 연비를 ℓ당 15.2㎞까지 끌어올렸다. 유선형 디자인으로 인기를 끈 아반떼 HD는 2009년 미국 제이디파워(JD Power) 초기품질조사(IQS)와 오토퍼시픽(AutoPacific) ‘가장 이상적인 차(IVA)’에서 준중형 부문 1위를 동시 석권하며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전성기 5세대·암흑기 6세대= 5세대 아반떼 MD는 2010년 8월 시장에 나왔다. 한층 역동적인 디자인을 갖춘 아반떼 MD는 최고출력 140마력에 최대토크 17.0㎏·m으로 중형차 수준의 동력성능을 발휘했다. 연비는 ℓ당 16.5㎞까지 올라갔다. 안전 사양도 강화, 동급 최초로 사이드 및 커튼 에어백을 기본 장착했다. 평행주차 시 자동으로 조향하는 ‘주차 조향보조 시스템(SPAS)’도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2011∼2012년 최다 판매 차종에 오르는 등 아반떼 전성기가 이어지자 2013년 4월 젊은 층을 겨냥한 ‘아반떼 쿠페’도 등장했다. 이에 한껏 고무된 현대차는 2015년 9월 6세대 아반떼 AD를 출시했다. 특히 2016년 4월 나온 파생 모델 아반떼 스포츠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m으로 ‘서민들의 스포츠카’ 별명을 얻으며 성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아반떼 판매량은 2015년 10만422대에서 2016년 9만3804대, 2017년 8만3861대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2018년 9월 부분변경 모델 출시로 반전을 노렸지만, 이 모델은 ‘삼각떼’란 비아냥 속에 현대차의 ‘흑역사’가 됐다.

◇중형차 이상 첨단 사양, 부활 노리는 7세대= 실패를 경험한 현대차는 절치부심해 7세대 모델 올 뉴 아반떼를 내놨다. 외형 디자인은 현대차의 향후 디자인 방향성을 제시했던 ‘르 필 루즈 콘셉트(2018년)’와 흡사해졌다. 전방 차량과 보행자, 자전거는 물론 교차로 좌회전 시 맞은편 차량과의 충돌도 예방하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자동 긴급제동),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자동 조향), 운전자 주의 경고, 자동 상향등 등 첨단 안전기술이 기본 탑재됐다.

주차 후 실제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스마트폰 앱에서 증강현실(AR)로 안내해주는 최종 목적지 안내, 대리주차 시 차량 이동 시간과 현재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는 발레모드, 스마트폰 앱으로 차량 출입과 시동까지 가능한 현대 디지털 키 등은 차급을 뛰어넘는 편의 사양이다. 에어컨, 열선 시트, 통풍 시트 등을 음성으로 작동할 수 있고, 카카오와 협업으로 뉴스 브리핑, 날씨, 스포츠 경기, 영화·TV, 주식, 시설물 검색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