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7월 전북 고창·무주·순창군 등의 소각산불 근절 캠페인 참여 우수 마을 주민들이 인증 현판 등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산림청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만들기’ 캠페인

‘산림 100m내 소각 안할 것’
주민들 약속받고 동참 장려

포스터·방송으로 계도 활동
‘우수마을’엔 표창·포상금도

7년간의 방지 노력 정착단계
전국 2만2528개 마을 참여

봄철 농촌에서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농업부산물·농산 폐기물 등을 불법 소각하는 행위는 건조한 날씨와 겹치면서 산불 발생의 고질적인 주원인이 되고 있다. 연평균 산불의 약 30%가 소각 행위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논·밭두렁, 쓰레기 소각으로 산불 158건이 발생했다. 불법 소각을 하다 산불을 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받는다는 점을 홍보하고 있지만, 관습처럼 굳어진 소각 행위는 감시망을 피해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산림청은 고질화된 농·산촌 봄철 불법 소각 행위를 추방하기 위해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기존 정책이 농민 개개인에 대한 단속, 규제, 처벌 위주의 ‘네거티브 방식’이었다면, 새로운 방식은 농·산촌 마을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자발적 서약과 자율적 실천을 유도하는 ‘포지티브 방식’이다. 마을 주민 전체의 사전 동의 등 공론화를 거쳐야 하고, 마을대표가 직접 서명해야 한다. 산림 당국은 마을 곳곳에 게시할 소각 금지 포스터와 마을 계도방송용 음원을 보급하고, 산불 위험 시기에는 수시로 마을 이장에게 소각 금지 안내문자를 발송해 경각심을 높인다.

고락삼 산림청 산불방지과장은 “소각산불이 없는 지역은 대체로 마을 이장 등 책임자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규범이 잘 정립된 곳이 많다”며 “마을의 명예를 건 서약으로 주민들이 무언의 책임감을 공유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자긍심을 주는 녹색마을 캠페인을 지난 2014년부터 추진해 7년째에 접어들면서 정착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민관이 합심한 캠페인은 값진 성과를 낳고 있다. 우선, 농·산촌 주민들의 자발적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봄철 소각산불 발생률이 크게 낮아졌다. 지난 2016년 46%에 이르던 소각산불 비율은 2017년 35%, 2018년 30%, 지난해 24%로 뚝 떨어졌다.

반면 서약 이행률은 2016년 96.4%에서 2018년 98.3%, 올해 98.5%로 뚜렷한 상승세다. 지난 2015년 1만5851곳이던 참여 마을은 현재 전국 리 단위 행정구역의 60%에 이르는 2만2528개로 급증했다.

전북 김제군 금구면 양성마을 최수연(여·45) 이장은 “우리 마을의 경우 30가구 60여 명의 주민이 거주 중인데 지난해 녹색마을 캠페인 결과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로 소각 산불이 한 건도 발행하지 않아 우수 마을로 선정되고, 저도 산림청장 표창을 받았다”며 “향후 이 사업의 지속적인 홍보와 확대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자치단체와 함께 성과가 우수한 전국 300개 마을을 선정해 다각적인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있다. 우수 마을에 대해 산불 방지 우수 마을 현판과 정부 표창을 주는 것을 비롯해 △지역 숙원사업 지원 △쓰레기봉투 및 땔감 지원 △인화물질 사전제거 우선 지원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강원도의 경우 지자체 자체적으로 포상금도 지원한다.

심상택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추진되는 녹색마을 캠페인의 서약 이행률이 98%에 달하는 등 봄철 소각산불 예방에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며 “관행적인 봄철 불법 소각으로 대형산불 발생과 인명사고 위험이 높은 만큼 마을별로 자율적인 서약 이행을 통해 안전하고 행복한 농·산촌을 만들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봄철 잦은 산불의 주요 원인인 농·산촌 불법소각 행위를 추방하기 위해 민관이 힘을 모으고 있다. 2만 개가 넘는 전국 농·산촌 마을이 매년 봄철 막대한 산림 피해를 부르는 소각산불을 근절하자는 산림청의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10일 산림청은 올해 본격 영농철을 앞두고 연초부터 ‘소각산불 없는 녹색마을 만들기’ 캠페인을 추진한 결과 현재 전국 2만2528개 마을이 참여해 98.5%에 이르는 높은 서약 이행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여 마을 주민들은 지난 2월 1일부터 오는 5월 15일까지 105일간 마을 산림 100m 내 인접지에서 일체의 소각을 하지 않기로 서약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다.

대전 = 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4월 강원 고성군에서 발생한 야간 산불 현장에서 진화대원이 불을 끄고 있다. 산림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