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유리할게 없다” 반대
민주 “젊은 층 투표 늘 것”

미국이 본격적인 대선 모드로 돌입한 가운데 우편투표 문제를 놓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위시한 민주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앞세운 공화당이 충돌했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감염 우려가 적은 우편투표 확대가 화두로 떠오르자 양측이 각자의 정치적 셈법대로 유불리를 따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측은 우편투표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공화당은 “젊은 층 투표가 높아질 경우 공화당에 유리할 게 없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8일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 코로나19 국면 속에서의 위스콘신주 경선 강행 사태를 계기로 “우편투표를 확대했어야 했다”는 입장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사실상 대선후보로 낙점된 바이든 전 부통령도 7일 CNN에서 위스콘신주 경선이 “전면적인 우편투표 방식으로 진행됐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에 “모든 시민이 11월에 안전하게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는 우편투표로 흑인 등 유색인종과 젊은 층의 투표가 늘어날 경우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셈법이 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논쟁에 뛰어들어 적극 방어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공화당은 주 전체에 걸친 우편투표 문제에 관해서라면 매우 열심히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부정선거 가능성이 엄청나다”며 “그리고 무슨 이유가 됐든 간에 공화당에는 좋은 쪽으로 작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투표장을 찾기 어려운 노인의 투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편투표 확대가 반드시 공화당에 불리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이 경선 레이스에서 하차한 뒤 그의 지지자들에게 “공화당으로 돌아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8일 기자회견에서 “버니와 나는 무역 문제에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었고, 버니의 지지자들도 무역 문제 때문에 대선에서 나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위터에도 “민주당과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원하는 바대로 끝났다. 버니의 지지자들은 공화당으로 와야 한다. 맞바꾸자!”라고 썼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