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3월 한달간 대구로 자원봉사를 떠나 대구시민의 ‘마음방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13인의 육군 병영생활상담관들. 육군 제공

전시 상황이나 다름없던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받던 대구 시민들의 심리적 고통을 치유하는 ‘마음 방역’을 위해 한 달간 현장에서 자원봉사했던 13인의 육군 병영생활전문상담관들의 활약상이 의료지원자들과 함께 조명받고 있다.

8일 육군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던 지난 2월 대구시의 상담인력 지원 요청을 받은 육군은 대구에 파견할 상담관 지원자를 모집했는데, 여기에 장병들의 심리상담을 해오던 상담관 13명이 자원했다. “나라를 위해 봉사할 소중한 기회”라는 게 자원 이유였다. 이들은 당초 3월 2일부터 2주간 파견 예정이었으나 대구시의 연장 요청에 따라 지난달 31일까지 ‘대구시 통합심리지원단’에서 확진자와 자가격리 대상자들에 대한 전화상담을 실시했다. 이들이 22일간 상담한 주민은 하루 평균 400여 명. 상담시간도 총 2200여 시간에 달했다. 육군 관계자는 “이 13명은 하루 꼬박 8시간 동안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주민들이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던 50사단 정경옥(36) 상담관은 “불안한 환자들은 전화를 받고 ‘가슴에 있던 돌덩이가 내려가는 것 같다’며 참았던 울분을 토해내셨다”며 “‘나라로부터 이렇게 사랑받고 있음을 살면서 처음 느껴본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말했다. 1000여 명을 상담한 육군 3군단 소속 정관신(58) 상담관도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대구시민이 불안감과 우울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한 달이 지나서야 시민들이 조금씩 활기를 찾아가고 사람들 표정도 밝아지는 모습에 여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집에 돌아오니 가족들은 가기 전에 반대한 것이 민망하다며 너무나 의미 있는 결정이었다고 자랑스러워했으며, 내가 오히려 ‘마음 부자’가 되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