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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이후 靑·내각 지형변화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거리두기’를 통한 중립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총선 결과는 여의도뿐 아니라 청와대와 내각의 지형도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총선 이후 개각 및 청와대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단, 개각의 폭과 방향은 여권이 얼마나 의석을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분석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하든 패배하든 일정 수준의 청와대 개편과 개각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도 “문 대통령은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반영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으며, 일부 인사를 교체하는 개각이나 청와대 전면 개편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일단 민주당이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에는 전면적인 쇄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등 핵심 보직의 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개각 역시 규모가 상당히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총선에서 질 경우) 야당이 받아들이든 아니든 협치 내각 구성을 선언하고 야권 성향 인사를 기용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야권 인사를 기용하지 않더라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 라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외교·안보 라인의 전면적인 교체 가능성이 있다.

단,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에는 내각과 청와대 변화 폭은 전적으로 문 대통령의 의지에 달렸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폭 개각 및 개편 필요성은 줄어들지만, 총선 승리를 계기로 대대적 개혁 작업을 추진할 의사가 강하다면 어느 정도 물갈이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특히 임기 2년을 남겨둔 문 대통령이 개혁을 위한 마지막 피치를 올릴 생각이라면 개혁성 짙은 인사를 내각이나 청와대 핵심 보직에 기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의 승패와 무관하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 과정에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장관들은 총선 이후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교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로 거론되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멤버인 강경화 장관의 거취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일부 장관에 대한 교체 의견이 직간접적으로 전해진 것으로 안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전쟁 중 장수를 바꿀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국정운영 기조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청와대는 총선 결과와 무관하게 ‘제 갈 길’을 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무시하고 ‘마이웨이’만 고집할 수는 없는 만큼, 여권이 패배할 경우 국정운영의 궤도 수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개혁 과제는 강하게 밀어붙이되, 코로나19 사태 등과 맞물려 경제 정책 등은 자연스레 변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