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고려 42만명 출석 불가피
24일전 정상화 불발땐 첫 등교
각 학교, 학생 분산배치 등 비상

오는 9일 가장 먼저 ‘온라인 개학’을 맞이하는 고3 수험생들이 24일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기 위해 처음 등교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교육 당국과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후 첫 출석이 될 수 있는 만큼 전국 유·초·중·고의 전면 등교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당초 3월 12일로 예정됐던 ‘3월 학력평가’는 오는 4월 24일 고3에 한해서만 ‘오프라인 시행’ 원칙 아래 치러질 예정이다. 24일까지 정상등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국 42만여 명의 고3 학생은 이날 처음 학교에 가게 된다. 교육 당국은 온라인 수업 중에라도 지필 평가만큼은 공정성 문제를 고려해 학교에서 치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루짜리’ 등교라지만 집단 감염을 차단해야 하는 학교는 비상에 걸렸다. 대부분은 한 학급을 2∼3개 반으로 쪼개 학생을 분산 배치하고, 급식도 반별로 배식 시간을 따로 하는 등 학생 간 거리 확보에 나설 예정이지만, 일부 학교는 여전히 부족한 방역 물품이 고민이다. 서울 A 고교 관계자는 “고3이 300여 명인데, 방역 마스크는 30장에 불과하다”며 “교육 당국이 개학 전까지 마스크와 열화상 카메라 지원을 약속했지만, 그것만 바라볼 순 없어 다른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16일부터 학년별 온라인 개학을 시작하는 초등학교는 저학년들의 온라인 수업 방식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특히 한글도 못 뗀 1학년은 부모 도움 없이는 기기 사용은 물론 과제에 대한 이해조차 못 해 자칫 ‘엄마 출석’ ‘엄마 숙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B 초교 교장은 “온라인 개학 전 오리엔테이션을 열어 학생이 부모, 조부모와 함께 학교로 찾아와 교사들이 직접 만든 2주 분량의 온라인 수업용 학습지를 받고 학습 방법을 설명 들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이날 경기도 내 취약계층 학령기(14∼19세) 아동 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40.6%가 “컴퓨터가 없거나, 있어도 노후해 원격으로 수업을 듣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일부 아동은 가정 내 인터넷 연결이 돼 있지 않거나 휴대전화로 시청할 경우 데이터 비용이 부담돼 걱정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