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자 우울증 증상·치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외부 활동 자제로 활동 반경이 줄어들면서 우울감과 답답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의학 전문가들은 특히 만성질환자가 일반인보다 증상 발생 위험이 크기에 주의를 더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적당한 실내 운동을 통해 건강한 신체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신용욱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3일 “암 환자의 경우 많게는 절반이 넘게 전문의 도움이 필요한 우울증 증상이 나타난다”며 “당뇨병 환자 역시 일반인과 비교해 위험도가 크다고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우울감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으나 거의 매일, 또는 보름 이상 지속하면 우울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면서 “우울증은 흔히 흥미와 의욕상실, 피로감, 기억력 저하 등 증상이 나타나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예방법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울증 치료는 가족 등 주변인의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벼운 우울증은 가까운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회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신 교수의 추천법은 ‘디지털 소통’이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있기에 불필요한 만남을 피하는 대신 음성 또는 영상 통화를 통해 가족·주변인과 사소한 대화라도 한다면 외부 활동 자제로 비롯된 우울감을 해소할 수 있다고 한다. 충분한 수면과 적당한 양의 규칙적 식사는 ‘플러스알파’다. 특히 비타민·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신선한 과일과 채소 위주의 건강식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꾸준한 운동으로 정상적인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상태가 악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감염병 유행 상황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체육관이나 헬스장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가기 어려우므로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추천한다”며 “외출 자제가 운동부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실내 운동법을 통해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내에서도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 등 준비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 활동 반경이 축소되면서 뻣뻣해진 관절을 늘려주는 준비 운동을 통해 근육의 온도 및 체온을 높이지 않는다면 관절 부상과 근육 결림이 수반될 수도 있다. 개인의 신체 발달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적당한 무게의 아령으로 근력 운동을 하는 것도 피로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핵심은 점진적으로 운동 강도를 높여가야 한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무리하면 오히려 근 관절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트레드밀(러닝머신), 고정식 자전거 등으로 유산소 운동을 적절하게 병행하면 금상첨화다. 유산소 운동은 심폐기능과 심혈관 기능, 관절의 구조와 기능 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체지방 감소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조절에도 효과적이다. 김 교수는 “실내운동의 양은 최소 20분에서 최대 1시간 정도가 적당하다”면서 “강도는 점진적으로 증가시키는데, 너무 편안하게 하는 것보다는 운동하면서 이야기하기가 약간 힘든 정도의 강도 이상으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