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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성수기 실종·올림픽 연기
전자업계, 특수 사라져 치명타

현대차 1분기 실적전망 ‘추락’
철강·화학업계까지 악재 전이
내달부터‘연쇄 어닝쇼크’전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공장이 줄줄이 ‘셧다운’되면서 1분기 실적은 물론 2분기까지 연쇄 타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다음 달 발표되는 1분기 실적이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코로나19가 정점에 이르는 2분기부터 ‘마의 터널’이 시작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다음 주 초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업계에서는 2월 말부터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공장이 멈추고, 3월부터는 미국과 유럽 등까지 셧다운이 이어져 1분기 실적에 일부 코로나19 충격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유럽과 브라질, 인도 등 주요 생산공장은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멈춰선 상황으로, 코로나19 확산이 심화할 경우 가동 재개 시점도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2분기로, 전자업계는 3월 ‘신제품 특수’와 도쿄올림픽 등 ‘스포츠 특수’가 반영되는 2분기 실적에 치명상을 입게 됐다. 특히, 최대 가전 시장인 미국과 유럽의 공장과 매장이 멈춰서면서 올해 제품 출하량 자체를 전면 재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1, 2분기 실적을 재차 하향조정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400억 원)보다 하락한 5000억 원 초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LG전자는 지난해 동기(9600억 원) 대비 1000억 원 이상 줄어든 8400억 원대의 영업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도 해외 공장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진짜 위기는 2분기에야 시작”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 공장 가운데 아직 한 번도 휴업하지 않은 곳은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유일하다.

현대차와 기아차 미국 공장은 오는 4월 10일까지 가동을 중단, 인도 공장은 이달 31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그 외 현대차의 체코, 러시아, 브라질, 터키 공장,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등이 줄줄이 휴업에 들어갔다.

하나 남은 기아차 멕시코 공장마저 4월 부활절 연휴에 붙여 이틀 정도 휴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중국 공장은 재가동되고 있지만, 시장이 정상화되는 시점은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태다.

현대차 1분기 실적 전망은 급추락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월에는 1조948억 원이었지만, 2개월 사이에 9264억 원으로 떨어졌다. 삼성증권은 현대차 1분기 영업이익을 8570억 원으로 예상했고, 유진투자증권은 8730억 원으로 전망했다.

2분기 실적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아예 “올해 연간 실적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할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5조1960억 원에서 4조5540억 원으로 대폭 낮췄다.

자동차 업계 부진은 철강, 화학(배터리) 업계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두 달 사이 현대제철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무려 61.2%나 하향조정됐다. 또 포스코는 27.0%,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삼성SDI는 58.5%, LG화학은 44.3%씩 전망치가 하락했다.

이은지·김성훈 기자 e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