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시카고 컵스 선수단이 2016년 11월 3일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꺾은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 MLB·NBA·PGA 등 ‘추억 영상’ 제공에 조회 급증

작년 NBA 동부 PO 2회전 7차
‘염소 저주’ 푼 컵스 100만 돌파

PGA ‘동물 난입’ 920만 클릭
‘우즈의 역전승’ 이틀만에 4만명

스포츠 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전 세계 205개국에서 60만 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해 스포츠는 중단되는 등 홍역을 앓고 있다. 스포츠 단체 역시 막막하긴 마찬가지. 물론 갈증을 푸는 방법을 찾았다. 지금 경기를 즐길 수 없다면 과거의 명승부, 진기명기를 즐기자.

최근 프로스포츠의 천국 미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 프로스포츠계가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2019∼2020시즌이 중단된 미국프로농구(NBA)가 좋은 예. NBA 사무국은 공식 유튜브 등을 활용해 과거 명승부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NBA는 또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리그 30일 패스권을 나눠주고 있다. NBA 사상 최고의 경기 순간을 모은 동영상 등도 회원가입만 하면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인기는 폭발적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NBA 사무국이 지난 24일(한국시간) 공개한 2018∼2019 동부콘퍼런스 플레이오프 2회전(7전 4승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토론토 랩터스의 7차전 영상. 공개된 지 6일 만에 100만 클릭을 넘겼다. 지난해 5월 13일 토론토의 홈인 스코샤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이날 경기에서 극적인 승부가 연출됐다.

토론토가 종료 직전에 터진 카와이 레너드의 버저비터로 92-9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레너드는 블록을 피하기 위해 뒤로 점프하며 ‘페이드어웨이슛’을 던졌고,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공은 림에 몇 번 튕긴 후 종료 버저와 함께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레너드는 이날 41득점을 쓸어담았다. 기사회생한 토론토는 창단 이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29일 NBA 사무국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2019∼2020시즌 ‘최장거리 슛 명장면’은 하루 만에 13만 명이 조회했다.

시즌 개막이 5월 중으로 연기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도 과거 영상 콘텐츠를 적극 활용 중이다. MLB사무국은 공식홈페이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올 시즌 개막이 미뤄져 실망한 팬들을 달래고 있다. 지난 27일 MLB 유튜브 ‘오프닝 데이 앳 홈(OPENING DAY AT HOME)’ 코너에 올라온 7개 동영상의 평균 클릭 수는 10만 회에 달한다.

특히 시카고 컵스가 무려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2016년 11월 3일 월드시리즈 7차전 풀 영상은 30일 오전 기준으로 19만3370회나 조회됐다. 당시 컵스는 6-6으로 맞선 연장 10회 초 벤 조브리스트, 미겔 몬테로의 적시타로 8-6으로 이겨, 1908년 이후 10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염소의 저주’에서 벗어났다. 2018년 5월 27일 LA 에인절스의 강타자 마이크 트라우트가 뉴욕 양키스 원정에서 5안타(4타점 3득점)를 날린 경기는 클릭 수 13만 회, 지난해 10월 31일 워싱턴 내셔널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꺾고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월드시리즈 7차전 영상은 10만 회를 넘겼다.

MLB사무국은 최근 메이저리그닷컴에 ‘와치 클래식 게임스(WATCH CLASSIC GAMES)’ 코너를 따로 마련, 올린 지 5년이 넘은 동영상을 연결했다. 2016년 11월 3일 공개된 시카고 컵스의 우승 장면이 담긴 5시간 3분 59초짜리 영상은 최근 클릭 수 100만 회를 돌파했다. 2011년 10월 29일 올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텍사스 레인저스를 꺾은 월드시리즈 6차전 영상 콘텐츠 클릭 수는 52만 회 이상이다.

미국프로골프(PGA) 공식 유튜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각종 동물이 라운드 도중 코스에 들어와 중단된 장면을 따로 편집한 동영상은 5년 전인 2014년 4월 22일에 올라왔지만, 최근 다시 관심을 받으면서 920만 클릭을 넘겼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관련 영상은 ‘킬러’ 콘텐츠다. PGA가 27일 공개한 우즈와 J B 홈스(미국)의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에는 이틀 만에 4만4000명이 시청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동물 관련 영상이 최근 인기를 끌며 900만 클릭을 돌파했다. 2008년 4월 PGA투어 취리히 클래식에서 경기 도중 악어가 코스에 등장했다.(왼쪽 사진), 1998년 3월 30일 플레이어스챔피언십 도중 17번 홀(파3)에 등장한 갈매기가 그린에 올라온 공을 물고 있다. PGA투어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