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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걱정한 부모가 신고해

강한 환각 성분으로 흡입 시 웃음이 터지게 하는, 이른바 ‘해피벌룬’ 캡슐 550통을 집에 쌓아 놓고 흡입하던 20대 직장인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해피벌룬 흡입에 의한 첫 사망자가 나온 지난 2017년 정부가 법적 용도 외 유통을 금지했지만, 시중에선 여전히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다량의 해피벌룬 캡슐을 자택에 두고서 흡입한 혐의(화학물질관리법 위반)로 이모(여·26)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씨 부모에게서 “딸이 환각 물질을 사용한다”는 신고를 받고 이 씨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 강남구 한 오피스텔에서 이 씨를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 당시 이 씨는 “집에 마약 같은 것은 없다”고 말했지만, 자택 수색 결과 해피벌룬 8g 용량 캡슐 260통과 새 캡슐 290통 등 총 550통의 캡슐이 발견됐다. 이 씨 부모는 마약류 투약 혐의로 수차례 적발된 적이 있는 딸을 걱정하던 끝에 경찰에 신고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산화질소가 주성분인 해피벌룬은 치과 등에서 마취제 용도 등으로 쓰인다.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행복한 풍선이라는 뜻으로 해피벌룬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경찰은 일반 직장인인 이 씨의 해피벌룬 구매처를 파악해 유통 과정 등을 추적하고 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는 언니에게서 (해피벌룬을) 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가 구매처를 특정했기 때문에 조사 결과에 따라 유통망 등 수사에 나설 수 있다”며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 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는 대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피벌룬은 환각 효과가 있지만 다른 마약과 적용 법령이 달라 흡입해도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 일반 카페에서 사용되는 휘핑크림 제조용 등 아산화질소 소형캡슐(8g) 100개들이 1상자당 10만 원 정도에 팔린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