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 다녀온 20대 목포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광주 지역 백화점과 미용실·PC방·편의점 등지를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목포 산정동에 사는 A(25) 씨가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전남 9번째 환자로 분류됐다. A 씨는 올해 1월 6일부터 태국에서 두 달 넘게 머물다가 이달 26일 오전 9시 25분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검역을 통과한 A 씨는 고속버스를 타고 같은 날 오후 광주 서구 광주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 인접한 신세계백화점 광주점 내 ‘구찌’ 브랜드 매장을 들렀다. 백화점 내 CCTV 영상 확인 결과, A 씨는 방문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다른 매장 방문 이력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A 씨는 마중 나온 친구 B 씨의 차를 타고 오후 4시 20분쯤 광주 북구 우산동의 미용실 ‘비주얼아우라’를 찾았고 19분 뒤 북구 문흥동의 CU 편의점 전대 평화점을 다녀갔다. 다음날인 27일 오전 0시 20분쯤 북구 문흥동 PC방(소나무PC클럽)을 찾은 뒤 오전 0시 28분쯤 CU 편의점 전대 평화점을 들렀다. 이날 오후에는 택시로 광주종합버스터미널로 이동, 목포행 고속버스에 탑승했다.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목포 자택에 온 A 씨는 도보로 같은 날 오후 4시 30분쯤 목포시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다. ‘3월 2일 이후 해외 입국자들은 검사를 받으라’는 목포시의 문자메시지를 보고 자발적으로 검사에 응한 것이라고 전남도는 설명했다.

보건당국이 A 씨에 대해 자가 격리를 권고했지만, A 씨는 친구 2명과 27일 오후 5시 15분부터 41분간 킹콩부대찌개 목포산정점을 방문했다. 곧바로 인근 카페 파스쿠찌 목포북항점에 들러 1시간을 머물렀다. 오후 7시부터 다음날인 28일 오전 1시까지는 라이또PC방 북항점에 머물렀다가 동네 마트를 거쳐 귀가했다.

민간 기관 검사(1차)에서 양성 판정이 나오자 목포보건소 관계자는 28일 오전 9시 50분쯤 A 씨 자택을 방문해 2차 검사를 했다. 여기서도 양성 판정이 나오자 A 씨는 강진의료원에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다. A 씨와 함께 사는 아버지·여동생과 B 씨를 비롯한 친구 3명은 코로나19 감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A 씨가 다녀간 광주 지역 백화점·미용실·편의점·PC방, 목포 소재 음식점·카페·PC방 등지를 긴급 방역했다. 신세계백화점 광주점도 A 씨와 밀접 접촉한 직원을 확인하고 2주간 자체격리를 통보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A 씨는 미국 또는 유럽에서 온 입국자가 아니고 코로나19 증상도 없었던 만큼 자가 격리 대상이 아니었다”며 “1차 검사를 받은 후 확진되기 전에 식당 등을 들른 것에 아쉬운 점이 있으나, 일각에서 제기된 ‘수사 의뢰 검토’는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