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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銀, 소비자심리지수 발표

‘코로나 공포’ 한달새 18.5P 뚝
금융위기땐 석달 위축후 반등

3월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무섭게 얼어붙은 것이 지표로 확인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뛰어넘는 역대 최악의 수준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18.5포인트 하락한 78.4를 나타냈다.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월(7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월 대비 하락 폭은 2008년 7월 월별 공표 개시 이후 가장 크다. 이전까지는 2008년 10월 CCSI가 전달 대비 12.7포인트 급락한 것이 가장 큰 하락 폭이었다. 금융위기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소비 심리에 미친 충격이 더 컸던 셈이다. CCSI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주요 6개 지수를 표준화한 지표로, 2003∼2019년 장기 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한다. 지표가 기준값을 크게 밑돈다는 것은 비관론이 팽배해졌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지난 10∼17일 이뤄졌다. 코로나19 사태로 관광·유통업은 그야말로 ‘개점휴업’ 상태다. 국내 1·2위 여행업체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조차 3월 관광 예약이 사실상 ‘제로(0)’인 상태다. 정부 지원과 휴직, 단축 근무 등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견딜 힘이 약해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서울열린데이터광장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 식품위생업소 중 폐업 신고를 한 곳이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1600곳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등이 13일부터 16일까지 서울지역 노래방 6245곳과 PC방 3982곳 등 1만227곳을 조사한 결과, 37.1%(3790곳)가 휴업 또는 폐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어 소비 심리에 미치는 충격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융위기 당시에도 2008년 10월부터 12월까지 22.9포인트 하락하는 등 3개월 동안 소비심리 위축세가 이어지다가 2009년 1월이 돼서야 반등했다”고 말했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세부항목 역시 줄줄이 하락했다. 생활형편전망 지수는 10포인트 꺾인 83, 가계수입전망 지수도 10포인트 내린 87, 소비지출전망 지수는 13포인트 하락한 93이었다. 세 지수 모두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6개 세부항목에 포함되지 않은 취업기회전망 지수는 17포인트 급락한 64로, 2009년 3월(55)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전달과 같은 112에 머물렀다. 소비 심리가 위축됐지만 아직 주택시장까지 흔들릴 것으로 보진 않고 있는 셈이다.

유회경·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