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26일 대구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하고 퇴장하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구시의원의 항의를 받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대구시와 대구시의회 등에 따르면 권 시장은 이날 오후 2시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예산안 처리를 위해 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했다. 임시회는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으며 폐회 후 본회의장을 나가는 순간 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으로부터 긴급생계자금 지급 문제를 두고 항의를 받았다. 해당 시의원은 권 시장에게 “긴급생계자금을 왜 현금으로 지원하지 않느냐”고 따졌고, 권 시장은 “이러지 마시라”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머리를 잡은 채 갑자기 쓰러졌다. 권 시장은 공무원의 등에 업혀 시청 2층 시장실에 옮겨졌다가 긴급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경북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앞서 권 시장은 전날 열린 임시회에서 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이 코로나19 대응 긴급생계자금을 신속하게 집행하라고 촉구하는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 밖으로 퇴장했다. 해당 시의원은 “생계지원을 긴급하고 신속하게 집행하라는 문재인 정부 정책에 역행하고 대구 시민들의 삶과 생존권을 정치적인 계산법으로 무시하고 짓밟는 언행을 내뱉었다”며 “선거사무 업무를 핑계로 총선 이후에 긴급재난자금을 지급한다고 했는데 상식적으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 시장은 이날 시의회 임시회에서 “어제 너무 어지럽고 구토가 나서 앉아 있을 수 없었다. 화장실에 가서 많이 구토했다”며 “의장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고 자리를 떠나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배지숙 대구시의회 의장은 “대구시의회 회의규칙에 따르면 출석 요구를 받은 단체장이나 공무원들은 의장에게 사전 양해 없이 회의장을 이석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권 시장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도 “제가 사람이 부족해서 그렇다. 몸도 거의 한계에 와 있다”며 “34~35일째 야전침대에서 지내다 보니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하다. 제가 많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이해해 달라”고 사과성 해명을 했다.

한편 이날 대구시의회 임시회에서 긴급생계자금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총 6599억 원)은 대구시의 원안대로 가결됐다.

대구=박천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