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강덕영

■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

- 독자적 ‘개량신약’이 우리의 길
매년 매출의 13% R&D에 투자
포브스 亞 200大 유망기업 선정

- 이윤창출보다 올바른 방향 중시
드러나지 않는 형님 리더십 유명
직원 1명 → 1000명 크게 성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목을 받는 업계가 있다. 바로, 식품업계와 제약업계다. 이들 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분야지만, 그렇다고 모든 기업이 다 실적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식품업계 중에서도 라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농심과 제약업계 중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을 보면, ‘한 우물’만 파는 기업들이 위기의 순간에 얼마나 강한 힘을 발휘하는지 알 수 있다.

지난 1987년 설립된 전문의약품 제약사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창업자이자 사장인 강덕영(73) 대표는 ‘제약업계의 은둔 경영자’로 첫손에 꼽힌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매년 매출액 대비 13% 이상의 연구·개발(R&D)비 투자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개량신약의 강자로 우뚝 섰다. 이러한 성장 가능성을 평가받아 지난 2009년과 2010년 포브스로부터 2년 연속 아시아 200대 유망 기업에 선정됐다. 2013년에는 2000만 불 수출탑을 수상했으며 세계 40여 개 나라에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다.

강 대표는 한국외국어대 국제통상학과(당시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학군장교(ROTC) 중위로 전역했다. 이후 경희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외국계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제약업계와 인연을 맺은 강 대표는 10여 년 동안 부지런히 발품을 판 덕분에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다. 1982년 의약품 도매상을 창업했고 이어 1987년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을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도매상 창업 당시 직원 1명으로 문을 연 회사는 현재 직원 수가 약 1000명에 달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 창립부터 지금까지 회사를 경영해 온 강 대표는 ‘드러나지 않는 형님 리더십’을 강조한다. 앞에서 올바른 방향으로 잘 이끌어주는 믿고 따를 만한 ‘형님’이 많아야 새로운 직원들이 본받고 배울 점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강 대표는 묵묵하고 믿을 만한 ‘형님리더십’을 통해 숱한 고비를 극복하며 회사를 이끌어왔다.

강 대표는 또 회사가 진출해 있는 해외 각국에서 이윤창출을 위한 사업을 전개하는 데만 매몰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활동을 펼치는 데도 정성을 쏟고 있다. 1996년부터 베트남 산업연수생들을 세종공장(당시 충남 연기군 전동공장)에서 근무하도록 하면서 한국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데 앞장서왔던 점은 해외 진출에 하나의 기폭제가 됐다. 그는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R&D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강 대표는 “해외에서 제네릭으로 초기에는 돈을 벌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다른 나라에서 만들지 못하는 개량신약을 개발해 판매했고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거목과 같은 기업’이라는 회사의 경영이념을 무엇보다 중요시하고 지속 실천하고 있다. 클래식 음악 공연, 문화·예술 교육사업, 미술 인재 발굴 및 전시사업, 국내외 장학사업 등 우리의 문화 발전과 사회공헌을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조선족 어린이 방송문화축제’를 통해 같은 민족인 조선족 사회의 단합을 도모하고, 점차 잊혀가던 한국의 말과 글, 문화를 일깨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매년 축제 때마다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유공자들의 후손들을 찾아 후원하고 있다.

그는 지역사회 공헌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2006년부터 강원 철원군청과 철원교육지원청의 협조로 16개 초등학교에서 학습태도가 우수하고 품행이 바른 학생 40명을 장학생으로 선정, ‘유나이티드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체험학습과 견학, 강연 프로그램 등을 매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조선족 어린이 방송문화축제는 15회, 글로벌 인재 육성프로그램은 13회가 각각 진행됐다. 강 대표의 내세우지 않는, 묵묵한 형님의 은둔 리더십은 “토종 제약기업으로서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제품을 자체 R&D를 통해 생산하겠다”는 포부와도 일맥상통한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