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公)교육 부실(不實)이 문재인 정부에서 더 악화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19년 초·중·고 사(私)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32만1000원이었다. 29만1000원이던 전년보다 10.4% 증가했다. 금액도 증가율도 정부 조사가 시작된 2007년 이래 최고치이면서, 3년 연속 급증이다. 학생 수가 558만4000명이던 2018년도보다 줄어 545만3000명인데도, 사교육비 총액은 1조5118억 원 늘어 20조9970억 원이었다. 사교육 참여율 74.8% 도 역대 최고다.

교육시민단체들이 “재난 수준의 사교육비 폭증”이라고 개탄하기에 이른 주요 배경은 문 정부의 교육 실정(失政)이다. 중간·기말고사도 치르지 않아 사설 학원으로 더 몰리게 한 중학교 자유학기제를 올해부터는 자유학년제로 확대한다고 예고해온 것은 그중 하나다. 오락가락을 거듭하며 학생·학부모 불안을 키워온 대입(大入) 정책도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가계소득 증가와 자녀 수 감소 추세가 사교육비 지출을 더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사실까지 왜곡해 학부모 억장을 무너지게 하는 망언(妄言)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2009∼2015년에도 소득이 증가했지만, 사교육비는 늘지 않았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모두 일반고라면 자율형사립고 등에 진학하기 위해 사교육 받을 필요가 없지 않으냐”며 자사고·외국어고 등을 탓한 것도 궤변이긴 마찬가지다. 수월성 고교 축소·폐지가 사교육으로 더 몰리게 한다는 것은 현실에서 이미 입증됐다. 교육부는 학생·학부모를 우롱해선 안 된다. “물가 상승률이 0%에 가깝고 학생이 꾸준히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사교육비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정부가 교육 정책의 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성명 취지대로 평등지상주의 교육 정책부터 바로잡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