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재난기본소득’… 朴시장의 조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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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전국의 중위소득 이하 주민들에게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에 나설 것을 정부에 공식 건의하면서 ‘보여주기식’ 뒷북 대응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여권 내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가 앞서 재난기본소득 이슈를 선점하며 눈길을 끌자 조급하게 이에 뒤따라 가세하며 명분도 실리도 없는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전국의 소상공인과 일용직, 문화·예술인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에게 생활비를 지급하는 내용의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에 나설 것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그러면서 “일시적으로 소득이 대폭 줄어든 중위소득 이하 796만 가구에 생활비 60만 원을 상품권 등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박 시장은 “긴급생활비 지원에는 총 4조8000억 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국에서 동시에 시행해야 지역 간 형평성 확보와 뚜렷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김 지사가 “전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0만 원을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총 51조 원이 드는 이 제안에 대해 이 지사는 “김 지사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나 박 시장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의 이 같은 행보는 4·15 국회의원 총선거를 한 달가량 앞두고 국민의 시선을 끌기 위한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다. 박 시장의 이번 제안의 경우 국민의 소비심리 위축 속 막대한 재정 낭비만 초래하고 경기회복 효과는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생색내기용 ‘현금 퍼주기’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 시장은 앞서 서울시 출자기관인 TBS 교통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김어준 씨가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이자 신천지 사태”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해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최준영 전국부 기자 cjy324@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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