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군인가족인 장혁수 소령(왼쪽)과 한미희 상사(오른쪽)와 자녀들은 돼지저금통을 뜯어 TK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해 성금 30만 원을 기부했다. 육군 제공

육군 지난달 28일부터 전부대 자율 모금 … 육군 재해재난 모금액 중 최고액

육군 전 장병과 공군사관후보생 142기 동기회 등 군 현역 및 예비역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통받는 대구·경북 (TK) 지역 주민들을 돕기 위한 성금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육군은 6일 TK 지역 주민을 돕기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5일까지 자율적으로 모금활동을 펼쳤으며, 대구·경북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를 통해 대구시에 5억1000여만 원, 경북에 2억5000여만 원 등 총 7억6000여만 원의 성금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지정기탁 방식으로 전달된 성금은 취약계층에게 식료품과 방호복 및 의료용품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번 성금은 육군이 지금까지 모은 재해재난 모금액 중 최고액이다. 모금을 담당한 서동해(대령) 육군본부 인사근무과장은 “육군 전 부대에서 자발적인 참여로 모금을 시작했는데, 짧은 기간에도 예상보다 많은 장병이 동참해 놀랐다”고 말했다. 12사단 의무대대 박은정(35) 대위는 이전 근무지였으며, 최근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국군대구병원에서 전우들이 밤낮으로 진료에 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뒤 100만 원을 선뜻 기부했다. 박 대위는 “직접 가서 돕고 싶었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아 기부를 결심했다”며 “육군 모든 장병이 코로나19 퇴치에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군인으로서 국민의 어려움을 차마 지나칠 수 없었다는 간부들도 있다. 특수전사령부 배효준(51) 준위와 안상수(21) 하사, 1사단 장용호(29) 대위, 53사단 윤동현(41) 군무사무관은 “국민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각각 100만 원을 기부했다. 배 준위는 “군 생활 30년 동안 이렇게 국민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며 “얼마 남지 않은 군 생활에서 기부가 군인으로서 마지막 소명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돼지저금통을 뜯어 기부에 동참한 군인가족도 있다. 장혁수(39) 특수전사령부 소령과 부인 한미희(40·17사단) 상사 부부는 두 자녀가 합쳐 30만 원을 기부했다. 자녀들은 그동안 세뱃돈과 용돈을 모아두었던 돼지저금통을 뜯어 힘을 보탰다. 차곡차곡 모아온 봉급을 망설임 없이 기부한 병사들도 있다. 1군수지원사령부 홍산하(22) 상병은 매월 조금씩 모은 50만 원을 선뜻 내놓았다. 친척 중 8명이 대구에 거주하는 53사단 박찬석(21) 상병, 39사단 송재성(20) 일병은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며 봉급의 절반인 20만 원을 기부했다.

공군 학사 142기 동기회는 최근 코로나19 극복에 보탬이 되고자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601만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금은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을 위한 마스크, 건강보조식품 등으로 구성된 키트 제작과 저소득 자가격리자들에게 제공하는 생활필수품이 담긴 자가격리 키트를 제작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