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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항바이러스 성분 풍부
버터 넣고 갈색 될 때까지 볶아
닭 육수 대신 치킨스톡도 가능
치즈 위에 파슬리 살짝 뿌려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심리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며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양파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채소로, 항바이러스 성분이 함유돼 있다. 양파로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지만 요즘 같은 때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프렌치 어니언 수프’가 좋다.

양파 수프는 고대 로마의 서민 보양식이었다. 프랑스에서는 ‘수프 아 로뇽’으로 불리며 18세기부터 소고기 육수에 캐러멜라이즈한 양파를 넣고 끓이는 요리법이 시작됐다고 한다. 1960년대에 프랑스 요리 열풍이 분 미국으로 건너가 ‘프렌치’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리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양파를 짙은 갈색이 될 때까지 볶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깊은 맛이 나고, 보기에도 좋다. 양파 2개(2인분)를 가늘게 채 썬다. 일정한 크기로 썰어야 고르게 볶아진다. 바닥이 두꺼운 냄비(열이 고르게 전달된다)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버터를 넉넉히 넣어 녹인 후 썬 양파를 볶는다. 양파에 버터 향이 배며 수분이 빠져나온다. 1시간 이상 저어주며 수분을 날린다. 캐러멜라이징이 어느 정도 진행됐을 때 화이트와인을 넣어 볶으면 색이 짙어진다. 원하는 양파 색이 나오면 닭 육수를 적당히 부어 끓인다. 닭 육수를 내기 번거로우면 마트에서 파는 고형 치킨스톡을 사용한다. 한소끔 끓인 후 소금, 후추로 간한다. 국간장을 살짝 넣으면 풍미가 산다.

양파와 국물을 그릇에 담고, 크루통(큐브 모양으로 썰어 구운 식빵)을 올린 후 모차렐라 치즈를 얹고 200도로 예열된 오븐에서 6분 30초 정도 굽는다. 크루통을 넣지 않으면 치즈가 국물에 닿아 잘 녹지 않는다. 치즈 위에 다진 이탈리안 파슬리를 살짝 뿌리면 완성.

양파를 넉넉히 캐러멜라이즈해 냉동 보관하면 언제든 빠르게 프렌치 어니언 수프를 만들 수 있다. 또 카레에도 활용할 수 있으니 시간 날 때 많이 볶아 놓는 것이 좋다. 양파를 썰고, 집중해서 볶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져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영화 ‘줄리 & 줄리아’에서 주인공 줄리아 차일드(메릴 스트리프)가 처음 프랑스 요리학원에 가 적응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 양파를 잔뜩 썰며 해소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가 된다.

크루통을 만들기 귀찮으면 식빵이나 바게트를 살짝 구워 올려도 된다. 또 오래 숙성한 에멘탈 치즈나 그뤼에르 치즈를 얹으면 감칠맛이 배가된다. 프랑스 레스토랑에서는 양파 국물에 코냑을 살짝 넣기도 한다.

글·사진 =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