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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의 생산활동이 마비됐고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경제지표들의 부정적인 발표가 잇따르며 2020년 시장전망 패러다임을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로 고착화하고 있다. ‘히트 앤드 어웨이(Hit & Away)’라는 복싱용어가 있다. 공격 후 재빨리 후퇴해 다음 동작을 준비하라는 용어인데, 기민한 시장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키워드로 쓰이기도 한다.

‘은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경제적 어려움이라고 한다. 삼성생명은퇴연구소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은퇴준비지수를 보면 100점 만점에 54점으로 ‘주의’ 수준이다. 그렇다면 노후 준비는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현재 나의 연금자금을 확인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100lifeplan.fss.or.kr)에서는 본인이 가입한 모든 연금을 조회할 수 있고 일부 연금상품은 계약 내용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은퇴 후 적정 생활비는 일반적으로 은퇴 전 생활비의 70% 수준이며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230만∼245만 원 수준이다. 통합연금포털을 통해 예상 연금액을 연령대별로 확인해 부족한 연금자금이 얼마인지 계산해 보고, 추가 여력이 있다면 개인연금 상품에 추가 납입하는 것을 제안한다. 비과세 연금보험(10년 이상, 월 150만 원 한도)에 신규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금의 지급 기간은 가급적이면 길게 받을 수 있는 ‘종신형’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보험컨설팅이다. 중복으로 보장되는 부분을 확인하고 꼭 필요한 보험들로만 유지해야 한다. 기간이 긴 ‘비갱신형’ 실손 의료비 보험과 핵심 질환(암, 심근경색, 뇌졸중 등) 보험 그리고 치매보험 등을 추천한다. 은퇴예정자라면 퇴직 후 1개월 이내에 의료비 보장 단절을 해소하기 위해 ‘실손 의료비보험 연계제도’를 신청해야 한다.

세 번째는 비상 예비자금 마련이다. 비상 예비자금은 은퇴 후 필요한 최소 생활비의 12개월 치 정도를 보유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건강 회복 속도가 느리고, 병원비도 늘어나며 자녀 학비나 결혼자금 지원 시 자칫 은퇴 시기와 맞물려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을 활용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비상 예비자금 마련은 목돈의 경우 지수연계신탁이나 주가지수연계예금, 비과세저축보험, 65세부터 가입 가능한 비과세종합저축예금 등을 활용하고 적립식 상품의 경우 절세효과가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저축보험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투자성향에 따라 인공지능(AI)이 운영하는 적립식 펀드도 추천한다.

목돈이 만들어지면 만기가 짧은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비상시 쉽게 인출해 쓸 수 있는 자산으로 배분해 담아 놓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상속, 증여 준비다. 절세 효과 측면에서는 증여보다 상속이 유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상황별로 다를 수 있지만 재산가액이 10억 원 미만 수준이라면 굳이 증여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상속은 ‘비과세’ 또는 ‘공제’되는 항목이 많아 적절히 활용하면 세금을 많이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제 폭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미리 증여를 통해 재산을 물려받아 잘 운용하면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최근 노후설계 트렌드는 건강, 대인관계, 여가활동 등 비재무적인 활동까지 포괄하는 ‘원더풀 라이프’다.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실천해 나간다면 노후 준비는 원더풀 라이프로 완성되리라 믿는다.

최정임 신한PWM

서울파이낸스센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