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 美 분열 위기에 ‘탕평 내각’… 처칠, 나치와 전쟁 불사 ‘단호한 의지’

美·英 등 해외 국난극복 리더십 사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위기관리 리더십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국가적 재난을 극복해낸 해외 지도자들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위기관리 및 해결의 리더십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인물은 제16대 미국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다. 링컨 전 대통령은 노예해방과 남북전쟁으로 분열 위기에 빠진 미국을 통합했으며, 미국은 이를 기반으로 20세기에 ‘슈퍼 파워’로 등극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링컨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바로 ‘탕평’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열독한 것으로 알려진 도리스 컨스 굿윈의 링컨 전 대통령 전기인 ‘권력의 조건(Team of Rivals)’에 따르면 링컨 전 대통령은 윌리엄 수어드 국무장관과 새먼 체이스 재무장관 등 자신의 라이벌을 능력 위주로 인선한 ‘탕평 내각’을 구성, 국가적 위기 상황을 돌파했다. 링컨 전 대통령은 노예제 문제를 둘러싸고 남북이 분열로 치달았을 때도 좌우를 아우르며 대립을 줄여나가려 노력하는 리더십을 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1960년대 미·소 핵전쟁의 위기를 극복해낸 존 F 케네디 제35대 미국 대통령도 ‘설득의 리더십’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사례로 꼽힌다. 1962년 미국 정찰기가 쿠바에 설치된 소련의 핵미사일을 발견하면서 시작된 ‘쿠바 미사일 위기’는 미국과 소련의 대치로 이어져 핵전쟁 발발 직전까지 갔다. 미국 역사학자 셀던 M 스턴의 저서 ‘존 F.케네디의 13일’에 따르면 케네디 전 대통령은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열린 13일간의 각료회의에서 흥분하기보다 참석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다시 반박하는 토론 과정을 거쳤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당시 안보 전문가들의 조언에 ‘전쟁이 일단 시작되면 어떻게 통제력을 유지할 것인가?’ ‘필요 이상의 무기가 남용될 위험성은 없는가’ 등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 것으로 유명하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위기상황에서 3차 세계대전을 언급하는 강경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동시에 유화책을 발휘해 소련을 압박하는 유연함을 보였다.

이런 케네디 전 대통령이 역할 모델로 참고했던 지도자는 영국의 61대, 63대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이었다. 처칠 총리는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위기 상황에서 영국군을 지휘, 아돌프 히틀러가 이끌던 독일이 전 유럽을 지배하려는 것을 막아냈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처칠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나치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밝혔지만, 당시 내각에는 독일과 타협해야 한다는 정치인도 많았다. 처칠을 몰아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는 정치인들 사이에서 처칠은 독일의 영국 침공에 겁먹기보다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전쟁까지 불사하는 단호한 결의를 보였고, 결국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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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美 분열 위기에 ‘탕평 내각’… 처칠, 나치와 전쟁 불사 ‘단호한 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