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평가 조작 고발후
직위해제된 강창호 노조지부장
“비판 목소리 막는 것은 폭거”
한수원 “인사조치는 강 지부장 활동과 무관”

“경제성 조작을 해서 월성 1호기를 생매장한 것은 범죄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망이 붕괴 위기에 놓인 가운데 탈원전 정책이 계속되면 에너지 안보까지 함께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당시 경제성 평가가 조작됐다며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직위해제를 당한 강창호(48)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노동조합 새울1발전소지부 위원장은 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감사원의 감사 대상으로 조사를 받았던 당사자들이 인사권을 행사해 비판의 목소리를 막는 것은 일종의 폭거”라고 비판했다.

강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제1발전소 운영실 발전운영부 과장에서 직위해제한다는 인사 조치 결과를 통보받았다. 그간 원자력정책연대 법리분과 위원장·에너지흥사단 단장으로 활동한 그는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경제성 평가가 조작됐다며 지난 1월 산업통상자원부·한수원·삼덕회계법인 관계자 11명을 검찰에 고발했고, 지난달 6일엔 국회에서 정재훈 한수원 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강 위원장은 “기자회견과 SNS를 통해 밝힌 내용엔 허위사실이 없고, 공익적 목적으로 공개한 것”이라며 “국민이 탈원전 정책의 허실에 대해 알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 사회에선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고, 내부 비판도 허용돼야 한다”며 “직위해제 조치는 탈원전 정책의 부당성과 더불어 공정하지 못한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에 따르면 직위해제 사유는 △지난 2월 6일 사장 해임 촉구 기자회견을 한 것 △같은 달 8일 회사 직원들에게 ‘준법 근무를 당부드린다’는 메일을 보낸 것 △SNS를 통해 회사와 정 사장의 명예를 손상한 것 등이다. 그러나 강 위원장은 직위해제가 된 뒤에도 계속 한수원에 출근하는 한편 시민단체 활동 등을 통해 탈원전에 맞설 계획이다. 그는 “나는 선출직 노조위원장이기 때문에 출근을 못 하게 하거나 시설 사용을 금지하면 이는 부당 노동행위가 된다”고 설명했다. 일자리가 위태로워지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탈원전 운동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강 위원장은 “원자력이 가장 친환경적인 에너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원자력을 통해 깨끗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이번 인사 조치는 강 위원장의 활동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강 위원장은 허위사실을 유포해 회사와 경영진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이후에도 다수 직원들에게 협박성 메일을 보내고 SNS를 통해 경영진에 대한 명예훼손 행위를 지속해 사규에 따라 새울원자력본부에서 처분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