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 합동 브리핑에서 홍남기(왼쪽 세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정부 ‘20조+α’ 경기보강 대책

올해 재정적자 악화 확실시
추경규모 메르스때보다 클듯
국가 채무비율도 40% 넘어

정부가 28일 내놓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파급 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은 코로나19의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응급 처방’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재정(국민 세금)을 펑펑 쓰면서 나라 살림살이가 급격히 악화한 상황에서 또다시 재정을 퍼부을 수밖에 없어서 올해 재정 건전성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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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한국 경제에 미치고 있는 악영향은 엄청나다. 2월 셋째 주 기준(전년 동기 대비) 방한 중국인은 80.4%, 면세점 매출은 40.4%, 영화 관람객은 57.0%, 항공기 탑승객은 84.4% 각각 줄었다. 정부 대책은 재정과 금융 대출 확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미 목적예비비 등을 통해 4조 원을 지원했고, 이날 내놓은 대책을 통해 행정부에서 7조 원, 공공·금융기관 등에서 대출 등을 통해 9조 원을 지원하는 등 모두 20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금융중개지원대출 증가액(5조 원) 등 일부는 이미 발표된 내용의 ‘재탕’이다.

정부가 밝힌 20조 원에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통한 지원은 빠져 있다.

정부는 추경에 대해 “세입 경정과 함께 세출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당시 수준 또는 그 이상으로 편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2015년 메르스 추경은 세입경정 5조4000억 원, 세출 확대 6조2000억 원 등 총 11조6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이에 따라 올해 추경 규모도 메르스 추경 규모와 비슷한 10조∼15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추경의 중점 투자방향에 대해 △감염병 검역·진단·치료 등 방역체계 고도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회복 지원 △코로나19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고용안정 지원 △비상 지역경제 지원 등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각종 조세 감면 대책도 내놨다. 올해 3∼6월 한시적으로 모든 승용차를 구매할 때 100만 원 한도 내에서 개별소비세(개소세)를 70% 인하해주고,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 공제율을 2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15%에서 30%로, 체크카드 소득공제율은 40%에서 80%로 각각 상향조정된다.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연 매출액 6000만 원 이하 영세 개인사업자의 부가가치세 납부세액을 2021년 말까지 간이 과세자 수준으로 줄여준다. 간이 과세 방식 전환에 따라 90만 명이 1인당 업종별 연평균 20만∼80만 원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고양 체험형 콘텐츠 파크 조성(1조8000억 원)과 전남 여수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건립(1조2000억 원) 등의 투자 애로를 해소해 3조 원 규모의 기업 투자도 유도한다.

이번 대책으로 재정 건전성은 크게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국내총생산(GDP)의 3.5%인 71조5000억 원으로 연간 관리재정수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7년 이후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39.8%(805조2000억 원)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추경까지 편성되면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은 더 확대되고, 국가채무 비율은 4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