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2명 중 1명은 입원 못해
자가격리자 관리 인력도 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열을 호소해도 전화 상담밖에 못합니다. 홀로 체온계와 해열제에 의존해 버티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대구 한 보건소 코로나19 확진자 담당 공무원 A 씨는 28일 “확진 판정을 받고도 집에만 있어 두려워하는 환자가 많지만, 병실이 없어 손쓸 방법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환자는 지난 24일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4일째 집에서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면서 “확진자가 많고 다른 업무도 넘쳐서 상담을 제때 못하는 바람에 갑작스러운 발열이나 호흡곤란 증세가 악화한 환자가 먼저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병실 부족으로 자가격리(입원 대기) 중인 확진자가 숨져 보호에 비상이 걸렸다. 상당수가 호흡곤란 등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이 벌어져도 전화 상담뿐 특별한 대책이 없는 데다 전담 인력도 부족해 관리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8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확진자 1314명 가운데 48.2%인 634명만 병원에 입원 조처됐다.

이에 따라 절반 이상이 여전히 집에서 입원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B(74) 씨는 입원을 못해 집에 머물다 다음 날 호흡곤란으로 영남대의료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심정지로 사망했다. 20년 전 경북대병원에서 신장이식을 받은 B 씨는 자가격리 도중 치료는 고사하고 증상 발생 모니터링만 받았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기저질환이나 고령, 호흡곤란 등이 있는 확진자를 파악해서 입원 조치하고 있는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확진자 자가격리를 전담하는 인력도 부족해 대구 한 구청 보건소의 경우 1명이 10여 명을 담당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자가격리 중인 확진자 가운데 열이 떨어진다며 외출 여부를 묻는 전화도 있다”면서 “‘절대 금지’를 경고하지만 직접 확인은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