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9일 예정 연합지휘소훈련
장병 확진 계속 땐 취소 가능성
감염병 영향으로 첫 연기 사례
비군사 요인이 국가 안보 위협

한미연합사령부가 오는 3월 9일로 예정됐던 전반기 한미지휘소훈련(옛 키리졸브연습)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무기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25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연합훈련 축소 검토 시사 이후 26일 경북 칠곡 캠프 캐럴에서 주한미군 병사의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조치다. 향후 주한미군과 한국군 장병들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올 경우 연합훈련이 사실상 취소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리 피터슨 주한미군 공보실장과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7일 “한·미 동맹은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기존에 계획했던 한미연합사령부의 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을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피터슨 실장은 “한·미 동맹에 대한 주한미군사령부와 한국 합참의 의지는 여전히 철통같이 공고하며 이번 훈련 연기는 가볍게 내린 것이 아니다”라며 “코로나19 확산 차단과 한·미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피터슨 실장은 “박한기 한국 합참의장이 먼저 훈련 연기를 제안했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 연합사령관이 코로나19 상황의 엄중함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피터슨 실장은 “한·미 동맹은 이러한 연기 결정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완화계획을 준수하고 지원할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연기 결정에도 불구하고 한·미 동맹은 대한민국 방위를 위해 어떤 위협에 대해서도 높은 군사적 억제력을 제공하고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방미 중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미 국방대 연설에서 훈련 연기와 관련해 “하나의 훈련이나 연습이 취소된다고 해서 군사대비 태세가 약화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연합방위 태세가 이미 확고하고 발전된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에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지휘통신체계(C4I)를 통해 대응을 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