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코로나, 두달만에 6개 대륙 뚫어…‘팬데믹 공포’

마지막 보루 남미서 첫 확진자
중국外 하루새 459명 급증
中 확진자 412명 넘어 ‘역전’
지구촌 새로운 국면에 진입

美CDC “팬데믹 확대 가능성 커”
WHO는 “아직 선언할때 아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첫 발병 두 달 만에 전 세계 6대주로 번져나갔다. 중국 밖 확진자 수(459명)가 중국 내 발생 확진자 수(412명)보다 많아지는 역전 현상도 처음으로 발생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의 확산세가 다소 주춤하는 반면, 이미 보균자가 전 세계 각지로 퍼진 상황에서 그야말로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전 지구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2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 보건부는 지난 주말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를 여행하고 돌아온 61세 브라질 국적의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청정 지역으로 남아있는 남미에서도 확진자가 처음 확인되면서 코로나19는 이제 아시아,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남미 등 6개 대륙 모두에서 발생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아시아에 국한됐던 코로나19는 지난달 21일 미국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북미 지역으로 건너갔다. 같은 달 24일엔 프랑스와 호주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유럽과 오세아니아로 번졌다. 지난 14일에는 아프리카 북동부 이집트에서 환자가 보고됐다. 26일 브라질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며 6대주 중 마지막 대륙까지 뚫렸다.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는 의료보건 체계가 낙후됐다는 점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 외 국가들의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중국보다 그 외 국가들의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더 많아졌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6일 제네바 주재 각국 외교관들에게 “중국 밖에서 신고된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중국 발생 숫자를 넘어섰다”며 “이탈리아, 이란, 한국에서 확진 사례가 급증하는 것이 깊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WHO가 발간한 25일 오전 10시 기준 ‘코로나19 상황리포트 36’에 따르면, 중국 이외 국가들의 확진자가 459명 늘어 중국 내(홍콩, 대만, 마카오 포함) 신규 확진자 수 412명을 넘어섰다. 확진 사례가 보고된 국가도 8개국이 늘어 총 41개국이 됐다. 이 보고서가 발간되는 시점까지 알제리와 스위스,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에서 첫 확진자가 나왔다. 보고서 발간 후 브라질, 노르웨이, 북마케도니아, 파키스탄에서도 확진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27일 현재 총 발생국은 최소 49개국 이상이 됐다.

WHO는 새로운 코로나19 진원지로 떠오른 이란에 감염병 전문가와 과학자들로 구성된 조사팀을 이번 주 내에 파견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WHO는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 선언을 할 때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팬데믹 선언은 우리가 질병을 더이상 통제할 수 없다는 신호인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불합리한 공포와 낙인을 증폭해 각국 시스템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은 감염증 위험 수준·확산 정도를 평가한 6단계 중 최고 수준의 경보다.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H1N1) 발생 당시 선포됐다.

WHO의 보수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팬데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지배적이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소의 피터 마크스 소장은 “모든 면에서 우리가 팬데믹으로 가는 정점에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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