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혁 의협 부회장 등 대구행
의료진 격무속 잇단 지원불구
전담병원 등에 329명 더 필요

“의사들이 지금 대구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불안에 떠는 환자를 외면하지 않을 겁니다.”

방상혁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날로 증가 중인 대구지역 환자 치료를 위해 27일 오전 대구로 출발했다. 의협은 방 부회장을 선봉으로 다음 달 3일까지 소속 회원들을 모집, 대구를 포함해 코로나19로 의료공백을 겪는 전국 곳곳에 의료진을 파견하기로 했다. 의협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인력 모집과 별개로 의료지원단장을 맡은 방 부회장이 먼저 대구 현장을 점검하며 진료하게 될 것”이라며 “방 부회장의 견해에 따라 의협에선 의료진뿐만 아니라 필요한 수급품까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의료현장에서 밤낮없이 사투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국 의사들이 속속 대구로 집결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진료에 투입된 대구·경북 의료진은 격무에 시달려 그야말로 ‘파김치’가 된 상태. 이에 이성구 대구시의사회 회장이 지난 25일 “지금 바로 대구로 달려와 달라”며 동료 의사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해당 내용이 SNS 등을 통해 순식간에 퍼져 나가면서 전국 의사들이 목숨을 걸고 바이러스 확산 현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회장은 “감염을 각오하고 전국 곳곳의 의사들이 연락해 와서 정신을 못 차리겠다”면서 “전선에 뛰어들고 있는 의사분들의 희생정신이 고맙고 또 고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대구 중구 한 주민은 “대구의 아픔을 치료하기 위해 오는 그대들은 진정한 영웅”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대구에는 코로나19 거점병원인 중구 동산병원과 대구의료원에 공공병원 의사와 군의관, 공보의 38명과 간호사 59명, 방사선사와 임상병리사 4명 등 총 101명이 파견돼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봉사 의료인력으로 전날 의사, 간호사 등 전국적으로 총 205명을 모집, 검체 채취에 투입했다. 그러나 추가 확보된 전담병원인 대구보훈병원과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 국군대구병원도 의사 139명, 간호사 190명 등 329명이 필요해 수급해야 할 의료인력은 현재까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파견 의료진의 희생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확진자를 치료 중인 동산병원 소속 간호사 A(40) 씨는 “환자 한 명 한 명을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치료에 전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성훈 기자, 대구 = 박천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