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최강 전염력’ 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와 결합하는 능력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최대 1000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가 애초 알려진 사실보다 훨씬 높은 전염력을 가진 이유를 잘 보여주는 연구로 평가된다. 연구 결과, 코로나19가 전염력이 매우 높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유사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앞으로 바이러스 전파 방법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톈진(天津) 난카이(南開)대 루안지서우(阮吉壽) 교수 연구팀은 최근 코로나19의 게놈(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에 사스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HIV나 에볼라 바이러스에서 발견된 것과 유사한 돌연변이 유전자의 일부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루안 교수팀은 “이번 발견은 코로나19의 감염경로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와 상당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HIV와 유사한 결합 메커니즘을 사용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돌연변이 유전자는 인간 세포와 결합하는 능력이 사스보다 100배에서 최대 1000배까지 높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는 코로나19가 사스보다 전염력이 최대 1000배에 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코로나19가 처음 발견됐을 때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의 인체 침투 방식이 유전자 구조가 약 80% 유사한 사스와 비슷할 것이라고 보았다. 사스는 ‘ACE2’라는 수용성 단백질과 결합해 인체에 들어오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유사한 방식으로 인체를 침범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ACE2 단백질은 건강한 사람에는 대량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이런 이유로 2003년 당시 사스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8000명에 그쳤다. 코로나19는 사스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과 구조가 유사하지만 인체 침투 방식은 전염력이 매우 높은 HIV나 에볼라와 유사하다는 게 루안 교수팀의 결론이다. 전문가들은 “이 새로운 침투방식의 설명이 바이러스가 어떻게 퍼졌는지, 최선의 퇴치 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