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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병’ 감염 급속확산 따른
인간의 비이성적 본성 다뤄

미스터리의 제왕 스티븐 킹과 그의 아들 오언 킹이 함께 쓴 ‘잠자는 미녀들’(황금가지)이 번역, 출간됐다. 공포를 극대화하는 데 천재적 재능을 지닌 아버지 킹과 구성과 캐릭터의 마술사로 불리는 아들의 공동작업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미국 동부 애팔래치아 산맥 기슭의 작은 소도시 둘링. 어느 날 그 작은 도시에 여성들이 잠이 들면 얼굴에 고치 같은 물질이 뒤덮인 채 깨어나지 못하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진다. ‘오로라병’으로 불리는 이 감염병은 급속도로 퍼져나가 전 세계로 확산된다. 하지만 누구도 이들 여성을 깨울 수 없다. 사랑하는 아내, 딸, 어머니가 변한 모습에 놀란 사람들은 잠든 여성의 얼굴을 덮은 그 물질을 제거하려고 하면 여성들은 괴물처럼 변해 주위 사람들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잠에 빠진 아내와 딸, 어머니를 안고 달려와 병원들로 몰려들고, 아직 잠들지 않은 여성들을 지키기 위해 약국과 대형마트를 습격하면서 비상과 혼란에 빠진다. 얼굴을 덮은 물질이 오로라병의 감염원이라는 ‘가짜 뉴스’가 퍼지면서 사람들이 잠든 여성들을 모아 불에 태우는 잔혹한 일도 벌어진다. 원치 않는 잠에 깊이 빠진 여자들은 어떻게 깨어날 수 있을까?

킹부자는 감염병으로 여성들이 사라지는 혼란스러운 세계의 공포를 그리며 인간 본성의 어두운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극한 상황에서 숨김없이 드러나는 이기적이고 비이성적인 인간의 본성이 공포로 다가온다. 이 작품에 대해 ‘커커스 리뷰’는 “공포의 대가 킹과 그의 수제자가 선사하는 또 하나의 공포 블랙버스터”라며 “유혈낭자한 즐거움을 준다”고 평했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