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한국전 참전기념 공원 헌화 방미 중인 정경두(앞줄 왼쪽) 국방부 장관이 24일 미국 워싱턴 DC의 한국전 참전기념 공원에서 마크 에스퍼(〃 오른쪽) 국방장관과 함께 헌화한 뒤 묵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韓·美국방장관 회담

상황 악화땐 취소 가능성도

전작권 전환 일정도 빨간불
鄭국방 “평가일정 심사숙고”

美에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
무급휴직 막을 절충안 제시

한·미 국방장관이 24일(현지시간)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 조정 논의에 들어가면서 상황 악화 시 연합훈련이 취소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규모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2018년 미·북 정상회담 합의에 이어 코로나19 영향으로 잇따라 축소·중지되면서 문재인 정부가 오는 2022년 임기 내 추진하려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일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정경두 국방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우려가 높아지면서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박한기 (한국) 합참의장이 코로나19에 관한 우려로 인해 연합지휘소 훈련을 축소하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도 “제가 미국에 와 있어서 직접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에이브럼스 사령관과 박 합참의장이 이 부분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면서 향후 연습진행과 관련해 어떻게 할지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서 연습과 관련해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미·북 정상회담 이후 축소된 한미 연합훈련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취소까지 되면 국가안보에도 상당한 공백이 예상된다. 상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은 오는 3월 9일부터 2주간으로 예정돼 있었다.

한·미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협상과 관련해서는 상당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에스퍼 장관은 “증액은 미국에 있어 최우선 과제”라며 “공동 방위비용 부담에서 (미국) 납세자에게 불공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방위비를 더 분담할 능력이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 외에도 다양한 직·간접적 방법을 통해 주한미군 주둔에 기여해오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정 장관이 SMA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한국인 직원들에게 4월 1월부터 무급휴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한미군 조치를 방지하기 위한 절충안을 제안, 미국 측 반응이 주목된다. 정 장관은 “지난해 수준으로 편성된 분담금 예산 중에서 조건부라도 인건비를 먼저 타결하고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부분도 제안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