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노선 감편·운휴 검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가 일본·중국·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은 물론이고 중장거리 하늘길까지 막히는 ‘사면초가(四面楚歌)’ 위기에 빠졌다. 이스라엘이 한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하는 등 ‘코리아 포비아(한국 공포증)’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항공사들은 “새 노선 개발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자포자기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한 나라는 중동의 이스라엘과 바레인, 요르단, 남태평양에 있는 키리바시, 사모아 등 6개국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사전 예고 없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오후 7시 30분쯤 대한항공 KE957편으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한 한국인 130여 명에 대해 처음으로 입국 금지 조치를 해 우리 외교부가 강력하게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이 여행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미주지역 여행객은 이미 급감하고 있다. 항공포털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날 현재까지 미주지역 여행객은 49만9502명으로, 지난해 1∼2월 83만3000여 명보다 40%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2월이 아직 닷새쯤 남아있지만, 여행수요 자체가 급감해 더 늘지 않을 것”이라며 “중장거리 노선도 감편·운휴를 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여행객들의 여행 취소가 잇따르면서 환불에 최장 1개월이 걸리는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한항공 항공권을 취소했는데 환불이 한 달 걸린다고 통보해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대한항공 측은 “무료 취소 노선은 물론 다른 노선 환불 요청까지 겹쳐 일시적으로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