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총선서도 다수 차지할 듯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의 정치적 성장 과정은 2000년대 치러진 5차례(16∼20대)의 국회의원 총선거 당선인 분석을 통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이들 선거에서 86세대는 산업화·베이비붐 세대를 급속도로 밀어냈으나, 이들의 후배 격인 ‘포스트 86세대’ 등은 여전히 정치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86세대가 과잉 대표되는 동시에 지나치게 오래 다수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일보가 16∼20대 총선 당선인 1471명의 출생연도를 분석한 결과 86세대는 총 372명(25.3%)으로 1950년대생(615명·41.8%)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를 차지했다.

86세대는 특히 2000년 16대 총선을 시작으로 계속해서 증가하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생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16대 총선에서는 13명(4.8%)으로 그 수가 미미했으나 17대 총선 60명(20.1%), 18대 총선 68명(22.7%), 19대 총선 99명(33.0%), 20대 총선 132명(44.0%) 등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20대 국회는 전체 국회의원 중 절반 가까이가 86세대로 채워진 것이다.

지금까지 50대와 60대가 국회 주류를 형성해왔다는 점에서 86세대는 오는 4월 치러지는 21대 총선 당선인 중 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20대 총선에서 전체 86세대 당선인 132명 중 절반 이상인 69명(52.3%)은 국회에 처음 진입한 초선의원이었다는 점에서 21대 총선에서 이들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초선 의원들의 경우 4년 후 선거에 재출마해 당선될 가능성이 퇴진론 압박을 받는 다선 의원들보다 크기 때문이다.

86세대는 2024년 22대 총선 때에도 50대 중반∼60대 중반의 나이에 이른다. 1970년대생과 1980년대생의 정치적 성장이 더딘 점을 감안하면 86세대의 ‘장기 집권’이 계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나주예 기자 juy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