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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인격 침해 책임 공감”
인물연관 검색서비스도 중단
“악플 피해 줄어들 것” 기대감

“멋진 파도처럼 살다가 방파제가 되어준 아이.”

걸그룹 소녀시대 출신 수영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절친한 동료 설리를 추모하며 19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수영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잠정 폐지한다는 기사도 링크했다. 설리가 몇몇 연예인들이 극단적 선택을 할 만큼 폐해가 심각하다고 지목되던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중단시키는 ‘방파제’ 역할을 해주었다는 의미인 셈이다.

네이버는 이 날 연예뉴스에 댓글을 다는 기능을 오는 3월 중 없애고, 특정 인물을 검색할 때 따라 붙는 연관 검색어 서비스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또 다른 포털사이트 다음이 연예뉴스 댓글 서비스를 없앤 데 이은 조치다.

대한민국 대다수 언론사들의 기사들이 모이며, 대중이 뉴스를 보는 주요 창구로 활용하는 네이버는 악성 댓글(악플)의 온상으로 불렸다. 특히 인물 중심 기사가 생산되는 연예뉴스의 경우 악플로 인해 해당 연예인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사례가 잦았다. 지난해 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설리와 구하라 역시 악플로 인해 고통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다음 측이 먼저 댓글 기능을 폐지했지만 네이버는 악플을 탐지하는 AI인 클린봇을 운영하며 대응해왔다.

하지만 네이버는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예인 개인의 인격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저희 역시 연예인의 활동에서 사생활까지 폭넓게 다루고 이는 네이버 연예뉴스 댓글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연예인의 인격권 침해 문제에 대해 책임을 공감하고 있다”며 “현재의 기술적 노력만으로는 연예인들의 고통을 해소하기에는 아직 부족함을 인정하고, 연예 정보 서비스의 구조적인 개편이 완료될 때까지 연예뉴스 댓글을 닫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결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포털사이트의 댓글 서비스 폐지가 대중의 입을 틀어막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 네티즌은 해당 기사를 게재한 각 언론사 홈페이지로 들어가 댓글을 작성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연예인을 향해 목소리를 내고 싶다면 소속사 홈페이지 혹은 해당 연예인의 SNS에 댓글을 달 수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25년차 배우는 “포털사이트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만이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며 “포털사이트 댓글은 모욕적이거나 잘못된 주장이어도 곧바로 바로 잡을 수 없는 반면, SNS 댓글은 직접 삭제하거나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결정을 통해 악플로 인한 폐해가 상당 부분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와 다음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도 잠정 중단하거나 폐지한다고 밝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